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사우스 진출의 교두보로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세안 3위 경제 규모를 가진 태국과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을 조속히 확정해 아세안시장을 더욱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주재한 대외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공급망 안정과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는 세계 3대 시장인 아세안 주요국과의 네트워크 고도화는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3월 한·말레이시아 FTA 협상 재개를 선언한 뒤 계엄·탄핵 정국에도 아랑곳않고 협상의 끈을 이어왔다. 양국 정부는 조기 대선 직전인 올해 5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9차 공식 협상에서 상품, 서비스 등 양허 협상을 포함해 원산지, 경제협력 등 총 8개 분야에서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새정부에서도 바톤을 넘겨받아 연내 한·말레이 FTA 타결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르면 올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정상회의가 FTA 타결을 선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해 7월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을 개시한 태국과 당초보다 협력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CEPA 체결을 목표로 공식 협상을 재개한다. 구 부총리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싱가포르와 과거 FTA 발효(2006년) 시점 이후의 경제·통상 환경 변화를 반영해 개선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조만간 발표되는 ‘미국 관세협상 후속 지원대책’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관세 대응을 적극 지원하고 우리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더욱 노력하겠다”며 “새정부의 ‘신대외경제전략’도 구체화해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 감소한 87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월(85억 900만 달러)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