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공식 추진한다. 미국발(發)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 시장 확대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르면 10월 중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사우스 지역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미중 통상 마찰 상황 속에서 수출 시장을 다변화 하겠다”며 “CPTPP와 같은 부분도 전략적으로 검토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통상 사령탑을 맡기 전에도 언론 인터뷰에서 CPTPP 가입을 주장한 바 있다.
CPTPP는 일본 주도로 2018년 12월 출범한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일본은 물론 캐나다·호주·멕시코·베트남 등 미국을 제외한 태평양 연안 주요국 상당수가 가입했다. 지난해에는 영국까지 합류해 회원국이 총 12개국으로 늘었다. CPTPP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15%에 달한다. 한국은 CPTPP 가입국 중 일본·멕시코와는 아직 FTA를 체결하지 않아 가입 시 수출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부는 글로벌사우스의 대표 격인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말레이시아와의 FTA 체결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태국과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도 조속히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미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FTA를 맺었지만 개방 정도가 낮아 개별 국가들과 별도의 무역협정을 맺고 있다.
한·말레이시아 FTA는 이르면 다음 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여승배 주말레이시아대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정상이 10월 말 만나 협상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협정은 통상·투자는 물론 디지털 전환, 녹색경제 등을 포괄하게 될 것”이라고 밝다.
뿐만 아니라 산업부는 이날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에도 서명했다. SECA는 교역 중심의 FTA에 환경·노동·공급망·의료 등 분야 협력을 더한 협정으로 2023년 10월 전체 협상이 타결됐다. 에콰도르는 원유·구리 등 자원이 풍부하고 중남미 국가 중 상대적으로 경제가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