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2일(현지 시간) 밝혔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회담하면서 "분쟁이 끝날 경우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앵커리지(지난달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다. 합의점을 찾을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는 반대한 적이 없다. 그러나 나토 가입은 러시아의 현재와 중기적 차원은 물론 장기적인 안보 보장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이에 반대하는 우리의 입장은 잘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초 총리는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될 수 없다. 이는 나의 최종 결정이다. 그러나 EU 가입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답했다.
슬로바키아는 EU 회원국이자 나토 가입국이지만 친러시아 성향인 피초 총리는 러시아를 제재하려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는 유일한 EU 지도자인 그는 지난 5월 9일에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의 전승절 80주년에도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피초 총리가 추구하는 '독립적 외교 정책'을 "매우 소중하게 여긴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럽 지도자들이 '러시아가 유럽을 공격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도발을 지속한다며 "그들은 공포영화 전문가"라고 비유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유럽 최대 원전 자포리자 원전과 관련, 미국과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우크라이나와 3자 형식으로 협력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동유럽 국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슬로바키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와 전기 공급을 차단한다면 우크라이나도 다른 이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동에 제약이 따른다는 점을 깨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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