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6세 남자아이가 해변에서 죽은 물고기를 맨발로 밟은 뒤 비브리오 패혈증에 감염돼 다리 절단 위기에 몰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중국 매체 광명망 등에 따르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푸젠성 샤먼을 가족과 여행 중이던 아이는 해변에서 놀다 물고기를 밟으면서 지느러미에 찔렸다. 부모는 상처가 가볍다고 판단해 소독만 했으나 다음 날 아이가 구토·고열과 함께 다리가 붓는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았다.
샤먼대학 부속 제1병원 의료진은 혈액 검사 결과 비브리오 패혈증 감염을 확인했다. 괴사된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 즉시 이뤄졌고 아이는 치료 후 무사히 퇴원했다. 의료진은 "조금만 늦었더라면 다리 절단이나 생명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바닷물에 서식하는 세균 비브리오 불니피쿠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패혈증이다.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거나 상처가 바닷물에 노출될 때 감염된다. 감염 후 12~72시간 내에 발열·오한·구토·복통이 나타나며 피부 발진·물집·괴사성 병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 치사율은 30~50%에 이른다. 특히 당뇨, 간질환, 알코올성 질환자는 전신 감염으로 빠르게 악화돼 치명적이다.
국내에서도 여름철(특히 8~9월)에 환자가 집중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은 어패류를 반드시 충분히 익혀 먹고 생굴이나 어패류를 다룰 때는 장갑을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상처가 있는 경우 바닷물 접촉을 피해야 하며 불가피하게 닿았을 때는 깨끗한 물로 즉시 세척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비브리오 패혈증은 여름철 가장 무서운 세균 감염병 중 하나"라며 "간단한 상처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바닷가나 해산물 취급 시 반드시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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