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배달원이 영어를 거의 몰라 "아이 러브 유(I love you)"라는 한마디를 건넨 것이 계기가 되어 미국인 여성과 단 5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한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주인공은 랴오닝성 선양 출신의 27세 남성 류 씨다. 그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브스토리를 공개하며 아내를 "앨라배마 출신 30세 미국인 해나 해리스"라고 소개했다. 해리스는 지난해 8월 선양으로 이주해 유치원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같은 해 11월 처음 만났다. 배달 중 엘리베이터에서 해리스를 마주친 류 씨는 영어를 몰라 "헬로, 아이 러브 유"라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고백에 해리스가 웃음을 터뜨리며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연락을 이어갔다. 해리스는 "영어를 배우고 싶으면 도와주겠다. 대신 나도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제안했고 교류는 연애로 발전했다.
류 씨는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사진과 요리 영상, 취미인 롤러블레이드 모습을 공유하며 진심을 전했다. 함께 배달 일을 하거나 주말마다 근교를 여행하며 공통 관심사인 동물, 음식, 스포츠로 가까워졌다. 언어 장벽은 번역 애플리케이션이 대신했고 저녁에는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주며 대화 실력도 조금씩 늘었다.
교제 중 류 씨는 "집도 차도 없는 농촌 출신"임을 솔직히 밝혔다. 그러나 해리스는 "사랑은 물질로 평가할 수 없다"며 마음을 굳혔다. 류 씨 역시 "비록 알게 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평생 찾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류 씨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준비해 지하철역에서 청혼했다. "사랑한다면 말로 표현해야 한다"는 신념대로 공개 프러포즈를 했고 해리스는 이를 받아들였다. 두 달 뒤 선양 인근 류 씨의 고향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며 미국에 있던 해리스 부모는 영상으로 축하를 전했다.
결혼 후 두 사람은 반려견을 키우며 서로의 고향 음식을 요리하고, 자전거 여행을 즐기며 소박한 신혼을 이어가고 있다. 류 씨의 꿈은 아내와 함께 중국 곳곳을 여행하는 것이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해리스는 작가를 꿈꾸고 있다.
한편, 이들의 이야기는 중국 SNS에서 3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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