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부문에서도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에 뉴욕 증시 2거래일 연속 급락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이 항소심에서도 불법 판결을 받으며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일 오후 1시 30분 현재(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8.93포인트(0.72%) 내린 4만 5215.95에 거래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0.56포인트(0.94%) 떨어진 6399.70, 나스닥종합지수는 246.50포인트(1.15%) 하락한 2만 1209.06에 각각 움직이고 있다. 뉴욕 증시는 미국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현지 시간)에는 하루 휴장한 바 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2.70% 떨어진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0.79%), 애플(-1.37%), 아마존(-1.50%), 메타(-0.65%), 구글 모회사 알파벳(-1.49%), 테슬라(-1.08%) 등이 하락하고 했다. 브로드컴(0.01%), 넷플릭스(0.53%) 등은 약세장에서 강보합으로 버티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상당수가 내린 것은 알리바바의 자체 AI 반도체 개발 소식으로 악화된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현재 차세대 AI 관련 칩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시험하고 있다. 엔비디아 H20 반도체의 대중 수출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 나서면서 미국 회사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셈이다. 엔비디아는 이 소식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9일에도 3.32% 급락했고 나스닥지수도 1.15% 주저앉았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각국을 상대로 발효한 상호관세를 두고 미국 법원이 2심에서도 위법으로 판단한 점도 시장을 위축시켰다. 만약 미국 대법원에서도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확정 판결하면 그간 각국이 맺었던 무역 합의가 모두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관세법 등 품목 관세로 대응할 경우 글로벌 무역 역학 구도는 지금보다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4일 서명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라는 별칭의 감세법으로 미국 연방 재정 적자는 사상 최대로 늘어난 상태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 국채 장기물 금리는 오르고 금값은 상승하는 등 금융 시장에서도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행정명령의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대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만 부여할 뿐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주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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