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의 ‘방산 블록화’에 대응하기 위해 폴란드 현지 기업과 손잡고 유럽시장 확대에 나선다. 현지 생산시설 구축을 통해 폴란드와 안보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이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현지화 전략 일환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일(현지 시간)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인 WB그룹과 다연장로켓 ‘천무’ 유도탄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Joint Venture) 설립에 최종 합의했다.
계약식 체결식은 이날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 2025)’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피오트르 보이첵 WB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현기 국방부 자원관리실장,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 등 양국 정부와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방산의 전략적 파트너인 폴란드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와 WB그룹은 각각 51% 대 4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합작법인은 생산시설 인프라 구축 및 현지채용 등을 통해 천무의 폴란드 수출형인 ‘호마르-K’(Homar-K)’에 탑재되는 사거리 80㎞급 유도탄(CGR-080)을 생산한다. 생산 물량은 폴란드에 우선 공급하고 추후 양사 협의를 통해 탄종을 다양화하며 유럽 내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손 대표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로 수출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지화를 통한 시장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합작법인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별 맞춤 현지화 전략으로 대한민국 방산의 글로벌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카미슈 국방장관은 “WB그룹은 호마르 프로젝트에 쓰일 미사일을 폴란드화하는 독보적인 협약에 오늘 서명했다”며 “이것은 현시점에서 이 나라에 매우 중요한 독립적 힘과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지어 호마르 미사일 모형에 서명하며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조현기 국방부 자원관리실장도 “오늘 서명하는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을 통해 양국 협력은 단순한 국내 단계에서 벗어나 함께 고민하고 함께 결정하는 심화된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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