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자양·구의동 일대가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대상지로 대거 지정된 데 이어 한강변 구축아파트 재건축도 추진되면서 매매 거래가 늘고 정비 구역 내 주택 가격도 뛰고 있다. 재개발 구역에 속한 연립·다세대 주택은 전용면적 3.3㎡당 평균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에 비해 매매 가격이 1000만 원가량 올랐다. 한강에 인접한 입지에도 낙후된 주거 여건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자양·구의동 일대가 정비사업 완료 후 성수동과 비슷한 시세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 수요가 몰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일 정비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광진구 자양1동~4동 일대는 신속통합기획 및 모아타운 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자양동 227-147번지 일대는 지난해 12월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돼 가이드라인 수립을 위한 절차를 거치고 있다. 자양동 57-90번지 일대(A구역)는 2022년 12월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후 올해 7월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완료했다. 현재 조합설립을 위한 절차를 준비 중이다. 추가로 자양1·2동 및 구의3·광장동 일대는 모아타운으로 지정돼 관리계획을 수립 중이어서 총면적 35만 3830㎡가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셈이다.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재개발 정비사업 구역 내 빌라 거래가 이어지고 매매가격도 상승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5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석 달간 자양동 재개발 구역 내 주택 거래 건수는 총 37건에 달한다. 전용면적 3.3㎡당 매매가격은 평균 5000만 원을 웃돈다. 이는 2023년 구의동 롯데캐슬이스트폴의 3.3㎡당 분양가 4000만 원보다도 높은 가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7월 23일 자양1동 내 대지면적 157㎡의 단독주택은 21억 6000만 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3.3㎡당 4530만 원에 팔린 셈이다. 한강변에 더 가까운 자양4동 내 대지면적 144㎡의 단독주택은 같은 달 14일 28억 원에 거래돼 3.3㎡당 매매가격이 6385만 원에 달한다. 자양동 A중개업소 대표는 “인근 성수동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양동도 같이 호가가 올라가고 매물이 사라지고 있다”며 “아직 대다수 재개발 지역이 관리계획처분 인가 전이어서 주택 매수 시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해 투자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강남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차선으로 강남보다 낮은 가격에 한강변 신축 아파트를 기대하는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며 “대출 규제가 아파트에 적용되면서 25억 원대 주택 매물이 나오면 대기자가 바로 계약을 체결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6·27 대출 규제 이후에도 지난달 25일 기준 자양동 연립·다세대 주택 매매거래 건수는 23건이나 된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4000만 원대에 불과했지만 현재 호가는 대지면적 3.3㎡당 평균 6500만 원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서울시는 8월 21일 투자 과열을 막기 위해 ‘13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광진구 자양·구의·광장동 일대 모아타운 추진지역 인근 도로(총면적 7만 4316㎡)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정비업계는 광진구 자양·구의 일대 재개발·재건축 완료 시 한강변 아파트의 시세는 성수동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수동 한강변 아파트 트리마제 전용 84㎡는 올해 6월 49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자양동 B중개업소 대표는 “뚝섬한강공원을 끼고 있는 동네로 주거 여건이 좋고 한강 다리 하나만 건너면 청담·잠실동으로 이어져 강남권 접근성이 높다”며 “빈 곳 없이 한강변이 모두 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됐고 평지인데다가 한강변은 영구 한강 조망권이 보장돼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에 나서는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장소희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전문위원은 “한강 조망권이 보장되는 입지는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프리미엄이 높게 붙을 수밖에 없다”며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단지 내에서 한강 조망 여부에 따라 동일 주택형에서 최대 16억 원까지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진구 한강변 일대는 영구 한강 조망권이 보장돼 있으면서 아직 개발 전이어서 30억 원 이하로 매수가 가능해 시장에서 저평가 지역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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