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베이징 회담장의 실내 온도를 두고 양측 관계자들이 신경전을 벌였다고 3일(현지 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베이징 현장을 취재한 코메르산트 기자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열리기 직전 양측 수행원 사이에선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 기자는 먼저 전날까지만 해도 중국 주재 러시아대사관에서 회담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장소가 댜오위타이 국빈관으로 결정된 것은 뜻밖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회담장이 북한 인공기로 장식되는 모습을 지켜보던 중 북한의 특수임무 관계자가 갑자기 벽에 있는 에어컨 조절기기를 붙잡고 마음대로 온도를 바꾸려고 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북한 관계자가 실내 온도를 23도까지 올리자 러시아 측 관계자가 제지했다고 한다. 러시아 관계자는 온도를 20도에 맞추자고 맞섰다고 코메르산트 기자는 전했다. 코메르산트 기자는 "북한 관계자는 러시아어로 말하는 러시아 동료의 말을 이해하면서도 (온도 조절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 사람이 조절기에서 상대의 손가락을 떼게 하려고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한 사람이 물러났다면서 "아마 북한인이 조금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메르산트가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북한 측 관계자가 먼저 자리를 떴고 러시아 측 관계자는 그 이후에도 계속 에어컨 조절기 앞을 지키며 온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이 일이 있고 나서 얼마 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리무진을 타고 회담자에 도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이 기자는 설명했다.
북한 기자들에 대해 코메르산트 기자는 "자신들이 사랑하는 지도자(김정은)에 관한 일이라면 법과 규칙을 모른다. 모든 사람은 즉시 그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가 된다"며 그들의 단호한 취재 방식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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