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홀딩스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000660) 노조가 4일 영업이익의 10%를 지급하는 ‘2025년 임금교섭 합의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 노조는 향후 10년 간 영업이익의 10% 가운데 80%를 매년 성과급으로 받게 된다.
4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2025 임급교섭 합의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해 95.4%의 찬성률(참석 196·찬성 187)로 안건을 가결했다. 지난 2022년(93%)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찬성률이다.
고상남 SK하이닉스 청주노동조합 위원장은 “'무조정 무파업'으로도 대기업 성과보상 제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며 “임금협상 합의는 대한민국 노동문화와 조합의 역사를 새로 쓴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과급 지급 문제로 진통을 겪었던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1일 영업이익의 10%를 지급하는 ‘2025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에는 해마다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성과급 금액을 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10%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동시에 노조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존의 성과급 지급 한도(최대 1000%)를 폐지했다. SK하이닉스 노조는 향후 10년간 이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임금 인상률은 6%로 잠정합의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 39조 8711억원, 영업이익 16조6534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올해 약 3조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이후 2년간 7200억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SK하이닉스의 임직원 수(지난 6월말 기준 3만 3625명)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총 1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조는 지난 5월 말 △임금 8.25% 인상 △연봉 상한선 상향 △PS 배분율 상향과 상한 폐지 등 요구가 담긴 임금 교섭안을 제시하며 협상에 나섰다. 최근 교섭까지 PS 상한 폐지를 놓고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조는 조합원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일 노사는 막판 대화를 통해 합의를 시도했고 협의점을 찾으면서 임급협상을 마무리했다.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노사의 상생 의지가 임금협상을 타결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는 새로 정립한 성과급 기준이 회사와 구성원 모두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는 입장이다. 회사 경영 성과와 임직원 보상을 직접 연계해 성과급 지급 투명성을 확보하고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극대화했단 것이다. 이번 성과 보상안 마련이 의대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미래 이공계 우수 인재 확보에도 긍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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