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의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소식에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주가가 5% 가까이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자회사 재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거래일 대비 4.93% 오른 10만 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SK온은 미국 재생 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에 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잠재적인 6.2GWh 규모 ESS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 협상권까지 확보한 점을 고려하면 계약 규모는 7.2GWh, 금액으로는 2조 원에 달한다. 장기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에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자회사 재무 상황이 이번 계약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주요 자회사를 대상으로 한 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매년 1조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내는 SK엔무브를 SK온과 합병시켜 매년 조 단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SK온 재무 상황을 개선할 예정이다. SK온은 2030년까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0조 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2차전지 사업의 자본적 지출(CAPEX)를 이어가 5년 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려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체적으로는 자산 유동화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8조 원을 마련해 본사 재무 건전성 강화에도 나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ESS 사업에서 활로를 찾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SK온의 사업 현황이 SK이노베이션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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