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주 4.5일제 도입과 연봉 5% 인상을 요구하며 이달 26일 파업을 강행한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8일 9·26 총파업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노조는 20년간 대한민국 노동시간 단축을 이끌어 온 주체였다"며 "주 4.5일제 전환은 시기상조가 아니라 지체 불가"라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올해 산별중앙교섭에서 사측에 △5% 인금 인상 △주 4.5일제 도입 △신규채용 확대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현재까지 2.4%의 인상률만 고수하고 있으며 주 4.5일제 안건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주 4.5일제와 관련해 노조 측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창구 마감 시간을 30분가량 늦추고 금요일에는 창구를 쉬는 방식도 제안했지만 사측은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노사 자율에 의한 노동시간 단축'이 이제는 현실이 돼야 한다"며 "금융권이 먼저 길을 열겠다"고 했다. 주 5일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사회 전반에 확산시켰던 만큼 이번에도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억대 연봉을 받는 금융권 노동자의 주 4.5일제 요구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강한 노조로 평가받는 금융노조에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다른 사업장에서 해결할 수 있겠느냐"며 "이 때문에 주 5일제도 금융노조가 먼저 시작했던 것이고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달 16일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26일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주 4.5일제라는 공통된 관심사가 있는 만큼 2022년 총파업대비 시중은행 참여율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주 2회의 실무교섭과 총파업 예고일 전까지 두 번의 노사간 대대표교섭이 예정돼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총파업 철회 가능성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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