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의 한 리조트가 극한 가뭄으로 재난 사태가 선포된 강릉 시민들을 돕기 위해 온천 특별 할인에 나섰다.
최근 해당 리조트는 홈페이지에 ‘강릉 물 부족 사태 관련 고객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를 띄우고 온천 사우나 입장료를 강릉 시민에 한해 정상가 4만4000원에서 8000원으로 할인한다고 밝혔다. 신분증을 지참한 강릉 시민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할인은 재난 상황 종료 시까지 이어진다.
리조트 측은 “최근 강릉 지역 물 부족 사태로 불편을 겪고 계실 시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강릉 시민 여러분께 특별 할인가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저희 리조트는 매일 천연 온천수가 용출되고 지하수를 활용하고 있어 리조트 내 모든 시설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며 “온천, 야외 수영장, 부대시설 모두 정상 운영 중이니 안심하고 방문해 달라”고 덧붙였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안내문이 게시되자 이용자들은 “강릉 시민을 위한 특가 너무 멋지다”, “이런 배려가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리조트 측은 "이번 특가가 강릉 시민분들께 작게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고 답해 훈훈함을 더했다.
한편 강릉 시민들의 불편은 여전하다. 8일 정부의 ‘주간 생활·공업용수 가뭄 현황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강릉시 식수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이날 오전 8시 10분 12.5%까지 떨어졌다. 예년 같은 시기 저수율(71.0%)의 6분의 1 수준이다. 현재 수위는 99.5m로, 정상적인 물 공급 한계선인 사수위까지 불과 7m밖에 남지 않았다.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4주 내 5%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뭄 장기화로 강릉 맘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에는 ‘원정 빨래’와 ‘원정 목욕’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부 주민은 “옆 동네 양양으로 밀린 빨래를 싸들고 가서 빨래하고 목욕도 한다. 목욕비, 빨래비, 기름값까지 늘어 생활이 더 힘들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제한 급수 장기화를 우려해 단기 이사나 전학을 고민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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