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이 되는 대주주 기준에 대해 “관련 부처와 협의해 (기준 상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8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진행한 단독 회동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7월 말 정부가 주식 양도세 부과 기준을 현행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후 이 대통령이 개선 의지를 밝힌 건 처음이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 양도세 부과 기준 강화에 따라 세금을 피하기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자 이 대통령이 시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발 물러섰다는 해석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앞서 양도세 부과 기준에 따른 여론 불만이 커짐에 따라 기준의 원상 복귀에 방점을 둔 의견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양도세 부과 기준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정책이라는 게 정부가 한번 결정했다고 해서 옳다는 건 아니다”라며 “정부 발표 후 국민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정치권의 기준 완화 요구에 버티기로 일관해 왔지만 여권 내에서도 기준 원상 복귀에 대한 의견이 높아지자 “9월 중 확정하겠다”며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장 대표와의 단독 회동에 앞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까지 참여하는 오찬 회동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장 대표가 제안한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참여하는 ‘민생경제협의체(가칭)’ 구성에 합의했다. 여야 대표뿐 아니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이 참여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여야는 협의체에서 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해 장 대표가 제안한 배임죄 완화 등 규제 개선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 이밖에 청년고용대책, 지방 건설경기 활성화 등 구체적인 민생정책을 제안한 데 대해서도 야당의 요구를 중심으로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여당이 더 많이 가졌으니 더 많이 양보하면 좋겠다”며 “여야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야당이 제안하고 여당이 응답해 함께 결과를 만들면 야당에는 성과가 되고 여당에는 국정 성공이 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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