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증시에 추가로 유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이 뭉칫돈으로 불어나고 있다. 미국의 고용지표 충격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고 외국인 순매수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겹치며 증시로 향하는 자금 흐름에 가속이 붙는 모습이다.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70조 5907억 원으로 지난달 4일 이후 처음으로 다시 7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1일 기록한 71조 7777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예치해두는 자금으로,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대기 자금’으로 간주된다.
시장에서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 완화 기대감과 외국인 유입,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등이 증시를 자극하며 대기 자금 유입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빚투(빚내서 투자)’도 급증하는 분위기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날 기준 22조 3810억 원으로 2022년 4월 26일(22조 4604억 원)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28일 22조 원을 넘어선 뒤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클 때 잔액이 늘어난다.
특히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7조~8조 원대까지 급감했던 한국거래소의 코스피 일일 거래 대금은 전날 13조 7035억 원에 이어 이날 14조 6529억 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8월 1일(15조 2812억 원) 이후 약 40일 만에 최다 규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