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가 정부양곡 2만 5000톤을 산지유통업체(RPC)에 빌려준 뒤 내년까지 갚도록 해 쌀값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지난달 3만 톤의 양곡을 대여 공급한 데 이어 총 5만 5000톤의 양곡을 풀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쌀 수급 안정을 위해 10월 중순까지 2만 5000톤의 정부양곡을 추가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정부양곡 3만 톤을 대여 방식으로 산지 RPC에 공급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판매 현황 조사 결과 이달 5일까지 2주 간 공급 물량의 절반 이상이 판매 완료됐다고 밝혔다. 남은 물량도 2주 내로 공급이 가능한 물량이다.
농식품부는 중만생종인 햅쌀이 본격 출하되는 10월 중순까지 지역에 따라 1~2주 간 원료곡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2만 5000톤을 추가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앞서 3만 톤을 공급했지만 쌀값 상승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농식품부는 “조생종 수확 시기에 잦은 비로 인해 출하가 늦어져 구곡에 대한 산지유통업체의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번에 공급하는 정부양곡은 2025년산 햅쌀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다음달 17일까지 쌀로 판매해야 한다. 정부양곡을 추가로 공급받은 업체는 2025년산 신곡을 내년 3월까지 정부 창고로 반납하면 된다. 농식품부는 판매 완료 여부에 대한 감독과 신·구곡을 섞어서 판매하는 혼합 유통 단속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쌀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9월 5일자 산지 쌀값은 80㎏ 한가마 기준 평균 22만 3240원으로 직전 집계 시기인 8월 25일자 쌀값보다 2.2% 올랐다. 산지 쌀값이 22만 원대로 오른 것은 2021년 10월(22만 256원) 이후 4년 만이다.
정부는 쌀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통업체와 협력한 할인 행사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8월 1일부터 쌀 20㎏당 3000원을 할인했고, 이달 11일부터는 할인액을 5000원으로 인상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농식품부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정부양곡 대여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송 장관은 “국무회의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갔는데, 급식실 노동자 분이 쌀값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남겨주신 댓글을 봤다”며 “2만 5000톤을 추가 대여 하면 10월 중순 햅쌀이 본격 수확 되기 때문에 가격이 안정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업인 입장에서는 정부가 쌀을 공급함으로써 쌀값이 떨어지면 어떡하나 걱정을 하시기도 한다”며 “농업인 입장도 고려해 기존의 공매 방식보다 대여가 적절하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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