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001440)이 회사채를 기존 800억 원에서 155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액 발행한다.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수요예측에서 8880억 원 뭉칫돈이 몰리면서다.
대한전선은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발행 규모를 1550억 원으로 증액한다고 12일 밝혔다. 당초 목표했던 800억 원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사실상 최대 발행 한도를 채웠다.
이달 10일 진행된 수요예측은 뜨거웠다. 총 8880억 원의 매수 주문이 몰리며 목표액 대비 11배가 넘는 자금이 모였다. 2년 만기 300억 원 모집에 3110억 원, 3년 만기 500억 원 모집에는 5770억 원이 청약됐다. 발행 금리도 크게 낮아졌다. 등급 민평금리 대비 2년 만기 채권은 마이너스(-) 0.35%포인트, 3년 만기 채권은 -0.55%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 조달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300억 원)과 운영자금(1250억 원)에 쓰인다.
이번 성과는 대한전선의 견조한 실적과 사업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전선은 올 상반기 매출 1조 771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수주잔고도 올 8월 말 기준 3조 2500억 원으로 최고치다. 호반그룹에 인수되기 직전인 2020년 말 9455억 원 대비 약 3.5배 성장했다.
사업 전망도 밝다. 인공지능(AI) 확산과 탄소중립 요구로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생산부터 시공까지 아우르는 턴키(Turn-key) 역량을 확보하고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결정하는 등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투자를 확대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높은 투자 수요를 감안해 회사채 발행 규모를 사실상 최대치로 확정했”며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추진 중인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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