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 소듐냉각고속로(SFR)의 금속 핵연료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용기와 핵물질 이상 반응을 완벽히 차단하는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SFR은 4세대 원자로의 하나로 사용후핵연료에서 추출한 핵물질로 제조한 금속 핵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금속 핵연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용기와 핵물질 간 이상 반응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번 신기술이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SFR 금속 핵연료는 사용후핵연료에서 추출한 핵물질을 용기에 담아 고온에서 녹인 후 사출해 핵연료를 제조한다. 현재 공정에서 20% 정도의 핵물질이 사출 후 남는다. 이 물질이 식는 과정에서 용기와 산화물 생성 반응을 일으켜 잔량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처리를 해야만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용기와 핵물질의 반응을 억제하는 이트리아(Y2O3) 기반의 상용 소재로 용기를 코팅 처리하지만 그 성능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트리아에 란탄계 원소를 첨가하면 기존 상용 소재보다 반응성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점에 주목했다. 후보 물질에 대한 검토 끝에 산화네오디뮴(Nd2O3)을 이트리아와 1:1로 혼합하고 1600℃에서 30분간 가열해 네오디뮴-이트륨 복합 산화물(Nd2YO3)의 세라믹 신소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신소재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금속 핵연료 물질(U-Zr-RE)과 신소재를 실제 핵연료 제조공정과 동일한 1500℃에서 10분간 가열하고 6시간 동안 냉각한 후 반응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산화물을 형성하는 이상 반응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으며 약 10㎛ 두께의 희튜류원소 침투만 관찰되었다. 동일 조건에서 기존 상용 소재는 약 150㎛ 두께의 반응층이 형성된 점과 비교할 때 탁월한 이상 반응 차단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소재로 코팅한 금속 핵연료 제조 용기를 사용하면 이상 반응으로 인해 낭비되는 핵물질의 양이 획기적으로 감소하고, 추가적인 처리 없이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금속 핵연료 제조공정 효율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환 원자력연 선진핵연료기술개발부장은 “금속 핵연료 제조공정 효율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의 타당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원자력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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