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삼성전자(005930)를 제치고 ‘D램 1위’로 올라선 SK하이닉스(000660)가 상반기에 2조 7000억 원이 넘는 법인세를 납부해 국내 기업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 별도 기준 SK(034730)하이닉스의 법인세 납부액은 2조 7717억 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쟁력을 앞세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면서 매 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24조 153억 원)보다 47.8% 늘어난 35조 4948억 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15조 212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7조 8542억 원) 대비 93.6%나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이익이 늘면서 법인세 납부액 역시 덩달아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상반기 납부한 법인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 2087억 원)보다 129%나 폭증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법인세를 많이 납부한 기업은 기아(9089억 원), 현대자동차(8222억 원), SK(6006억 원), 한국전력(5081억 원) 순이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도 국내 기업 중 1위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별도 기준 21조 331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23년(9310억 원)보다 약 4배 많은 3조 6308억 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법인세 납부액 1위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 등 거대 시장에서 AI 산업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HBM 매출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의 조사 결과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9.5%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1분기에 처음 삼성전자를 제친 데 이어 2분기도 격차를 벌리며 실적을 쌓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는 올 3분기에도 SK하이닉스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는 최태원 SK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의사 결정이 ‘HBM 신화’를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최 회장은 2012년 경영난에 빠진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으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평가받던 HBM을 양산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 투자를 이어간 덕분에 오늘날의 HBM 신화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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