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 블랙홀 관측 프로젝트를 통해 블랙홀 이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자기장 변화가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은 국제 공동 연구진이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을 통해 메시에87(M87)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 그림자와 빛 고리 구조를 관측했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이전 관측과 블랙홀의 자기장 회전 방향이 반대로 나타났다. 자기장 변화는 빛을 방출하는 영역의 내부 자기장 구조와 주변 물질에 의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블랙홀 부근의 물질이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며 기존 이론을 보완할 추가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EHT는 전 세계에 산재한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들어 블랙홀을 관측하는 국제 프로젝트다. 국내에서는 천문연과 경희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참여했다.
국내 연구진은 블랙홀 주변 자기장 모습의 변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EHT팀에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 그 결과 블랙홀 그림자와 그 주변 빛의 고리 크기는 일정했으나 빛의 고리 방향, 즉 블랙홀 주변 자기장의 나선형 모양이 연도별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EHT는 내년 세계 최초로 블랙홀의 단기간 변화를 관측하여 동영상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주청 강경인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이번 성과는 블랙홀이라는 우주의 극한 환경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선 중요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우주 관측연구를 통해 인류의 지식 지평을 넓히고 대한민국이 우주과학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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