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발생한 대만 유튜버 폭행 사건의 가해자는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당초 중국인 남성이라고 발표했다가 정정하면서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마포경찰서는 17일 오전 “가해자는 중국인 남성”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비슷한 시기 발생한 다른 대만 국적 여성 피해자의 사건이었다.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이 사건과 관련해 “이달 15일 오전 5시 27분께 중국 국적의 20대 남성이 대만 국적 여성 등 일행 2명을 폭행한 사건을 접수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발표한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대만 유튜버 A씨와 이름이 비슷한 대만 국적의 다른 여성 B씨였다.
정리하면 논란의 중심이 된 사건은 이달 14일 오전 5시 34분께 홍대 거리에서 발생한 것이다.
앞서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친구와 서울 홍대 거리를 걷다 모르는 남성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게시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남성과 일행은 A씨와 친구에게 “같이 하룻밤을 지내자”고 접근했고 친구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 A씨가 “(친구를) 만지지 말라"고 항의하자 남성이 A씨 일행을 향해 손가락 욕설을 했고, 욕설로 맞받아친 A씨에게 뺨을 때렸다는 것이다.
A씨는 또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CC(폐쇄회로)TV 확인이나 체포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해당 남성의 여권번호만 확인한 뒤 가해자들을 풀어줬다”고 비판했다.
사건 이후 A씨의 SNS에는 “나도 한국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대만 여성들의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는 한국인 남성들이 외국인 여성에게 집요하게 추근대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공유하며 “홍대에 갈 친구들은 얼굴을 기억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마포경찰서는 이날 “지난 14일 오전 5시 34분쯤 홍대 인근 주점에서 A씨와 한국인 남성의 실랑이가 벌어져 쌍방폭행한 사건이 있었다”며 “서로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현장에서 종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이 가해자가 한국인이 아닌 중국 국적이라고 재차 설명하자, 피해자 A씨는 SNS를 통해 “가해자는 한국인이 맞다”며 “경찰이 CCTV도 확인하지 않고 집에서 쉬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A씨의 SNS에는 “한국 남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혐한”이라는 취지의 악성 댓글이 수백 건 달렸지만, 그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이날 오후 다시 마포경찰서를 찾았다. 경찰은 결국 혼선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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