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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롯데 아닌데…” 롯데카드 해킹 사태에 두 번 우는 롯데그룹 [송이라의 트렌드쏙쏙]

롯데그룹, 2019년 MBK에 롯데카드 매각

매출 하락 불가피…고객 신뢰 하락도 커

롯데그룹 임직원 카드업무 피해도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해킹 사고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사태에 대해 대고객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가 일상에서 소비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요즘 뜨는 먹거리와 패션, 뷰티템부터 핫한 브랜드 스토리, 숨겨진 유통가 뒷얘기까지 ‘송이라의 트렌드쏙쏙’에서 만나보세요!

지난주에는 유난히 ‘고개 숙인’ 경영진의 사진이 신문에 많이 등장했습니다. 롯데카드는 해킹 사고로 297만 명의 회원 정보가 유출되면서 18일 조좌진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했고 KT는 무단 소액결제 피해와 서버 침해 정황까지 드러나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습니다. 해마다 나오는 해킹 사건이지만, 대한민국의 정보보안 체계는 개선은커녕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이런 와중에 남몰래 속앓이를 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요. 바로 롯데카드와 같은 ‘롯데’를 사용하고 있는 롯데그룹입니다. 롯데그룹은 21일 “(롯데카드 해킹 사태로) 브랜드 가치 훼손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공식 자료까지 냈습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요.

그 때는 맞고 지금은 아니다...2019년 MBK에 롯데카드 매각


롯데카드 본사 전경. 사진 제공=롯데카드


사실 많은 이들이 롯데카드는 당연히 롯데그룹 계열사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하지만,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의 브랜드명인 ‘롯데’만 쓰고 있을 뿐 롯데그룹의 계열사가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과거에는 계열사였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2017년 지주사로 전환한 후 금산분리 정책에 따라 금융회사였던 롯데카드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이하 MBK)에 매각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MBK는 신규 브랜드를 만드는 대신 기존 브랜드명인 롯데카드를 유지하는 형태로 계약했고 롯데카드 매각가에는 롯데카드 브랜드 사용 조건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괜한 신규 브랜드를 새로 만들어 처음부터 인지도를 쌓느니 롯데라는 탄탄한 브랜드를 유지하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현재 롯데카드는 MBK가 최대주주이며 롯데쇼핑이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즉, 이번 롯데카드 해킹사고로 의도치 않게 롯데그룹에 불똥이 튄 셈입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한 지 6년이 지났지만 고객 상당수는 아직도 롯데그룹 계열사로 잘못 알고 있다”며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해 롯데는 회복하기 어려운 유무형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롯데를 믿고 이용한 고객들이 해킹 사고로 피해를 입었고, 이로 인해 롯데카드 고객 이탈이 늘어나게 되면 유통·식품·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롯데 사업장에서의 매출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롯데카드를 롯데 계열사로 오인하는 고객들이 느끼는 신뢰 하락도 역시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롯데그룹의 약 11만 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의 전용 신용카드도 롯데카드인 탓에 임직원들은 또다른 피해까지 입었습니다. 법인카드와 개인카드 모두 롯데카드인 경우가 많아 상당수의 직원들이 해킹 피해를 입고 카드교체 등으로 일선에서는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입니다. 임직원 전용 카드는 일정 수준의 할인 혜택이 있어 롯데그룹 직원들은 현실적으로 다른 카드로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롯데그룹 임직원 전용 카드 발급 업무도 담당하고 있는데 이번 사고로 임직원 개인정보가 일부 유출됐다”며 “롯데그룹 입장에선 중대한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롯데는 이번 사고로 인한 브랜드 가치 훼손 등에 대해서 롯데카드에 항의하고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결국 롯데카드는 이달 18일 롯데카드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한 대표이사의 사과를 담은 공문을 롯데그룹에 발송했습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명의로 보낸 공문에서는 “롯데그룹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롯데카드 대표이사로서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로 인한 혼잡이 종료될 때까지 대표이사로서 끝까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편 MBK는 홈플러스에 롯데카드까지 올들어 각종 사태를 초래한 주범이란 꼬리표가 붙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인 MBK가 단기 수익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책임론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가 장기적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다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시점입니다.

삼양그룹과 다른 삼양식품...브랜드명에 대한 오해


삼양그룹 기업광고. 사진 제공=삼양그룹


롯데 외에도 같은 브랜드명을 사용하며 오해를 받는 기업들은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양그룹과 삼양식품이 있습니다. 삼양그룹은 알룰로스와 스킨케어, 반도체, 의약품 등 사업을 영위하는 100년이 넘은 기업인데요. ‘불닭볶음면’으로 잘 알려진 삼양식품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습니다. 하지만,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전 세계적로 확산되며 많은 대중들이 삼양그룹과 삼양식품을 동일회사로 혼동한 것이죠.

결국 삼양그룹은 올해 6월 기업광고 캠페인 ‘스페셜티’를 통해 브랜드 인식 개선을 위해 정면 승부에 나섰습니다.

이번 광고는 “몇 번 말해? 라면 만드는 그 회사 아니라고”라는 대사가 화제를 모으며 삼양그룹과 불닭볶음면을 만드는 삼양식품을 같은 기업으로 잘못 알았던 시청자의 공감대를 얻었습니다. 해당 광고는 공개 2개월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 회를 돌파하고 각종 SNS에서 숏폼 패러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양그룹은 이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TV 광고도 선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그룹의 정체성 홍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MG손해보험은 JC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이지만 여전히 MG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어, MG새마을금고공제와 혼동되기도 합니다. MG새마을금고공제는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감독을 받는 공제회로 손해보험사인 MG손해보험과는 명백히 다른 회사입니다.

기업 브랜드명에 대해 굳어진 대중들의 인식과 오해를 바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브랜드명을 짓거나 회사를 일부 매각할 때도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상황을 따져봐야할 이유입니다.

“같은 롯데 아닌데…” 롯데카드 해킹 사태에 두 번 우는 롯데그룹 [송이라의 트렌드쏙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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