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22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데이팅 서비스에 AI 기반 ‘데이팅 도우미’ 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밝혔다. 침체 국면에 들어선 글로벌 데이팅 앱 시장에서 AI를 활용한 차별화 시도가 이용자들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 취향 뭐냐면”… 맞춤형 데이트 후보 추천
'데이팅 도우미'는 페이스북 데이팅 내에서 챗봇 형태로 작동한다. 사용자가 “뉴욕에 살고 테크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을 찾아줘”와 같이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지역·직업·관심사 등 세부 요소를 반영해 맞춤형 후보를 추천한다. 키, 학력 같은 일반적인 정보뿐 아니라 취향까지 고려해 매칭의 정밀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메타는 또 ‘미트 큐트(Meet Cute)’ 기능도 함께 도입했다. 알고리즘이 매주 한 번 사용자가 관심 가질 만한 상대를 ‘깜짝 매치’ 형태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기존 데이팅 앱의 반복적인 스와이프 방식에 지친 사용자들이 더 자동화되고 효율적인 매칭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I 도입 배경은 ‘침체한 데이팅 시장’
메타의 AI 기능 도입은 침체기에 접어든 글로벌 데이팅 앱 시장 상황과 맞물려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성장했던 데이팅 앱들은 최근 피로감 확산과 오프라인 만남 선호 증가로 성장세가 꺾였다. 회원 5000만 명을 보유한 글로벌 앱 ‘범블’은 지난 5월 전체 인력의 30%에 해당하는 240명을 감원하기도 했다. 후발 주자인 페이스북 데이팅은 AI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국내 데이팅 앱 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짜·허위 계정 문제와 낮은 성사율 탓에 20·30대 이용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며 취미 모임·커뮤니티 등 대체 수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팅 앱 ‘틴더’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MAU)는 지난 5월 기준 26만 9000명으로 1년 전 28만 1200명에서 줄었고, 지난달에는 25만 9000명으로 추가 감소했다. 2021년 5월 20만 명 수준에서 지난해 30만 명 가까이 늘었던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국내 2위 앱 ‘위피’도 2022~2023년 월간 15만~16만 명 수준이던 사용자가 지난달 7만 3000명으로 반 토막 났다. 3위 ‘글램’ 역시 1년 사이 12만 4000명에서 11만 2000명으로 줄었다.
미국·캐나다 먼저 적용… 경쟁 본격화
메타는 ‘데이팅 도우미’와 ‘미트 큐트’ 기능을 미국과 캐나다에서 순차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메타는 “두 나라에서 매달 수십만 명의 18~29세 젊은 성인이 페이스북 데이팅 프로필을 만들고 있다. 매칭 건수도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기능은 ‘틴더’, ‘힌지’ 등 기존 데이팅앱 시장 강자들과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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