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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지분 늘리는 미래에셋그룹…가치 투자냐, 상폐 수순이냐

■자사주 더해 85.4% 확보

미래에셋운용·컨설팅 잇단 추가 매입

상장폐지 요건 95%에 거의 다가서

상법 개정으로 주주환원 강화 압박에

증권가선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거론

그룹측 "PBR 0.4배…저평가에 매수"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창업주 겸 글로벌전략가(GSO)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장 기업들의 주주환원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085620)이 자진해서 상장폐지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올 들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컨설팅이 계속해서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사들이며 지분율이 자진 상폐 요건 충족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9일부터 25일까지 5거래일간 약 15만 6842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번 매수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포함한 미래에셋생명의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직전 공시 대비 0.08%포인트 상승한 59.11%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사들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서 9일부터 18일까지도 미래에셋생명 주식 26만 4067주를 장내 매입했다. 이달 초에도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3일 동안 8만 4201주를 장내 매수했었다. 이달 들어서만 50만 주가 넘는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미래에셋컨설팅 역시 올해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사들이며 지분율을 늘렸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올 7월부터 지난달까지 두 달 동안 미래에셋생명 주식 27만 2006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각 15.67%와 4.27%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율은 26일 기준 각 16.09%와 5.21%로 높아졌다. 해당 기간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을 포함한 나머지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0.18%에서 0.21%로 0.03%포인트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이런 미래에셋그룹의 행보를 두고 자진 상폐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생명 최대 주주 지분율 59.11%와 자사주 비율 26.29%를 합치면 85.4%로 자진 상폐 요건인 95%와의 격차가 10%포인트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상폐 신청일을 기준으로 해당 상장 법인의 최대 주주 등이 해당 종목의 발행주식 총수(자기주식 제외)의 100분의 95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자사주를 최대 주주나 특수관계인 같은 제3자에게 처분하기 위해선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미래에셋생명의 최대 주주 모두가 그룹 계열사 혹은 관계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나머지는 공개 매수와 같은 방식을 통해 어렵지 않게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폐 유인도 넘친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상장 기업들에 주주환원책 강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상장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은 2022년 4월 22일 주당 100원의 배당금 지급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별다른 배당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우 높은 자사주 비율과 대주주 지분율, 보유 자사주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갖고 있는 정부 기조를 고려하면 자진 상폐와 같은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은 이전보다 커졌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래에셋그룹 측은 저평가 이유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주장을 고수 중이다. 실제 미래에셋생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0에 불과하다. 이는 장부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는 것으로 주식이 제 가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래에셋생명의 PBR은 보험 업종 평균인 0.71도 한참 하회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0원(0.77%) 오른 7810원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이는 2015년 상장 당시 공모가 7500원과 거의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10년 동안 주가가 5%도 오르지 못한 셈이다.

1988년 대전광역시 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전생명보험으로 출발한 미래에셋생명은 1997년 당시 선경그룹(현 SK그룹)에 인수돼 SK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05년 미래에셋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금의 미래에셋생명으로 사명을 변경. 2015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취득에 나선 것” 이라며 “미래에셋생명 공개매수나 상장폐지 계획은 정해진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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