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와 합병을 추진하는 네이버가 넥슨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 네이버가 구상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넥슨은 이번 협업을 통해 주요 축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정보기술(IT)·금융 팀코리아’를 구성해 글로벌 빅테크로 도약하려는 네이버의 미래 전략이 가시화하고 있다.
네이버와 넥슨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와 강대현 넥슨 대표가 25일 ‘네이버·넥슨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네이버 계정과 결제시스템을 넥슨에 적용하는 것이 이번 협력의 핵심이다. 이용자는 네이버 로그인을 넥슨 계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를 이용해 넥슨 캐시를 충전할 수 있으며 단건은 물론 정기 예약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콘텐츠 협력도 강화한다. 네이버는 PC 메인 화면과 모바일 콘텐츠 탭에 넥슨 게임 관련 콘텐츠 노출을 늘린다. 라이브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하이라이트를 만드는 기술도 공동 개발한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넥슨의 이번 협약이 콘텐츠와 편의성 확보 차원을 넘어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합병을 추진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산업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넥슨은 글로벌 지식재산(IP)을 확보한 대표적 국내 게임사이자 웹3 블록체인 도입에 적극적인 곳이다. 넥슨이 네이버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글로벌 유료 결제 장벽을 낮출 수 있게 된다. 네이버는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자로 확보하게 된다. 향후 두 회사의 지분 거래 가능성도 점쳐진다.
두나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운영 준비에 나섰다. 두나무는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 프랙스파이낸스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T’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서클의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을 담보로 USDC 보유분에 해당 시점의 원화 환율을 적용해 KRWT를 주는 구조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두나무가 사실상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시험하는 것으로 네이버와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3면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