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아시아 창업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부산시가 지난달 22일부터 이틀 간 벡스코에서 개최한 아시아 창업 엑스포 ‘플라이 아시아 2025(FLY ASIA 2025)’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며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로컬에서 혁신, 글로벌에서 스케일업’을 주제로 열렸다. 40개국에서 2만여 명이 찾았고 이 중 500여 명의 글로벌 투자자와 2200여 명의 스타트업 관계자가 참가했다. 행사 기간에 진행된 1000여 건의 투자 상담을 통해서는 약 2000억원 규모의 투자 의향이 확인됐다. 전시관에는 170개 스타트업이 참가해 신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개막식에서 박형준 시장은 “부산은 준비된 도시이자 아시아 창업 허브로 도약할 기회의 도시”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어 기조강연에 나선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플러그앤플레이의 조조 플로레스 부사장은 부산이 강점을 가진 해양·항만·항공 산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세계 최초 협력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올해 성과는 규모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진일보했다. 국내 유일의 ‘유한책임출자자(LP) 포럼’에는 18개 메가 LP와 글로벌 벤처 캐피탈(VC) 관계자 70여 명이 참여해 투자 네트워크가 한층 확장됐다. 특히 ‘부기테크(BugiTech)’라는 이름으로 열린 모펀드 투자쇼를 통해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3000억원)와 부산 혁신 스케일업 펀드(2000억원)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가 본격 가동됐다. 삼정개발과 에이엘로봇이 첫 투자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지역 벤처 생태계가 실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화됐다. 글로벌 파빌리온(전시부스)은 지난해 6개국에서 올해 14개국으로 확대돼 230% 성장했다.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위원회’에서는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과 글로벌 위원들이 참석해 아시아 창업 플랫폼 도시로서 부산의 비전을 논의했다. 세계적 유니콘 기업 에어알로(Airalo)도 참가해 AI·스마트 기술 사례를 공유하며 국제적 관심을 모았다.
이번 행사에서는 모든 창업 어워즈가 통합 개최돼 부산이 ‘창업 아이디어 경연 허브’임을 과시했다. 국내 트랙에서는 B-스타트업 챌린지 본선 10개 팀 중 5개 팀이 최종 선정돼 BNK부산은행으로부터 총 3억원의 지분투자를 지원받게 됐다. 해외 트랙에는 96개 기업이 참여해 싱가포르·일본·태국 기업이 우승했고 학생 트랙에는 336개 팀이 도전해 10개 팀이 선발됐다. 3개 트랙에서 최종 수상한 18개 팀(기업)의 총 상금 규모는 4억6000만원에 달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푸드 크라우드 펀딩, 롯데 자이언츠 연계 이벤트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운영돼 시민과 청년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박 시장은 “플라이 아시아는 단순한 창업 행사가 아니라 부산을 글로벌 창업 도시로 도약시키는 성장 플랫폼”이라며 “투자 생태계 고도화, 글로벌 연계 강화, 시민 참여 확대를 통해 부산을 창업·투자의 최적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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