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의 허리인 40대가 최근 일상과 온라인에서 혐오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포티(young forty·젊은 40대)’라는 표현은 원래 세련되고 도전적인 40대의 경제·소비 활동을 긍정적으로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최근 온라인에서는 ‘역겹다’ ‘부담스럽다’ 등의 부정적 키워드와 함께 세대 간 갈등을 상징하는 단어로 변질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일 “2030세대에 40대는 소비만 즐기면서 운 좋게 부동산 구매 혜택을 본 세대로 비치고 있다”면서 “산업화 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성장 토양을 물려줬다는 인식과 달리 현재 40대는 혜택만 누리고 책임지지 않는 세대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사람이 태어나 죽기까지 생애 소득을 분석해보면 40대의 소비가 큰 것이 자연스럽다. 우리나라 국민의 흑자 규모는 45세에 정점(1인당 평균 1747만 원의 흑자)을 찍고 이후 하락하는 구조다. 노동 소득 역시 40대에 4433만 원으로 가장 높다. 이는 40대가 가계 경제에서 가장 높은 순자산과 소비력을 보유하며 경제활동의 중심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렌지색 아이폰17에 더해 뉴에라 모자와 나이키 농구화 등 ‘영포티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40대가 주로 입는 패션을 비꼬는 이미지가 퍼지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러닝화 판매 회사의 주가가 주춤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아저씨들이 일상화로 착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40대의 소비 패턴이 산업·유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영포티 현상은 40대가 청소년기 외환위기로 누리지 못했던 경험을 성인이 돼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표현”이라며 “문화 주도층이 젊은 세대로 빨리 이동했고 돈은 있지만 이를 제대로 소비하지 못하는 40대의 욕구와 문화적 주류인 MZ세대에 대한 부러움이 맞물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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