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직전인 27일 전후로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을 양국 정부가 조율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2일 보도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방일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방문 뒤에는 이달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기 전 미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동맹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중국과 북한 관련 정책 기조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방일 기간 양국 정상회담에는 이시바 시게루 현 총리가 아니라 새 총리가 참석하게 된다. 오는 4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새로운 총재가 선출되면 같은달 15일께 임시국회의 총리 지명 선거를 통해 새 총리가 취임하기 때문이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 대표가 바뀌면 국회에서 다시 총리를 뽑는 절차를 밟게 된다. 현재 일본 국회가 여소야대 상황이지만 자민당이 제1당인 데다 이념과 정책 차이가 큰 야당간 결집은 어려워 자민당의 신임 총재가 이시바 총리의 뒤를 잇게 될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2019년 6월 이후 6년여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일 기간에 일본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현지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또 미일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합의된 일본의 대미 투자나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 등도 양국 정상회담의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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