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 증시가 업종·종목별 차별화 흐름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14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실적 모멘텀이 있는 업종에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5~2024년) 추석 이후 한 달간 코스피는 평균 0.07% 상승에 그쳐 계절적 효과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연휴가 오히려 상승 촉매가 된 적도 있다. 2017년 최장 추석 연휴 당시 글로벌 증시는 안정적으로 상승했고,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코스피는 그해 10월 말 사상 처음으로 2500선을 돌파했다. 금리 인상 시기였던 2017년과 달리 올해는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어 더 유리하단 평가다.
특히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업종이 원화 약세 속에 이익 상향을 주도하면서 증시 전반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9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2% 늘어난 166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외에도 금융·방산·전력기기 등을 구조적 성장 모멘텀을 갖춘 업종으로 주목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비(非)반도체 업종의 이익 흐름이 엇갈리고 있으며, 이익 비중이 큰 IT 업종이 전체 전망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달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중국 인바운드 수요를 자극할 경우 호텔·레저 업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종의 경우 실적 회복세 흐름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형주 중심 대응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매출 83조 원, 영업이익 9조 원대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달 만에 2배 이상 오른 종목이 많은 소재·부품·장비주(株) 보다는 하방이 지지될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악재엔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한 미국과 세계 확장재정 추세는 주식시장에 우호적 동력”이라며 “최근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는 종목과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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