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질병부담이 독감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석 연휴를 전후해 코로나19와 독감이 유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두 백신을 함께 맞는 ‘동시접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11만 4181명으로 독감 입원 환자(6만 3166명)의 두 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요양급여비는 코로나19가 2050억 원으로 독감(630억 원)의 세 배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면서 개인 의료비 부담을 넘어 국가 건강보험 재정에도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연구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2023년 한 해 7조 원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질병관리청 감시체계에 따르면 38주차(9월 14~20일) 동안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428명으로 독감 입원 환자(43명)의 10배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60% 이상이 고령층으로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의료적·경제적 부담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석 연휴는 전국적인 이동과 대규모 모임이 이어지는 시기로 감염 확산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독감이 같은 시기에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독감 동시 감염 위험까지 겹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10월 15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자 △생후 6개월 이상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한다. 독감 백신과의 동시접종도 적극 권고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두 백신을 동시에 맞더라도 면역 효과와 안전성은 시간차를 두고 접종했을 때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과 4가 독감 백신의 동시 접종을 평가한 임상 3상 연구에서 동시접종을 시행한 집단은 높은 면역반응을 보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독감보다 질병 부담이 큰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은 추석 연휴 직후 시작되는 접종 시기에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을 동시에 맞아 면역력을 한 번에 확보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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