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이슈 브리핑]
■ 희토류 무기화: 중국이 APEC 정상회의를 한 달 앞두고 희토류 수출 통제를 전방위로 확대하며 협상력 극대화에 나섰다. 14㎚ 이하 반도체와 256층 이상 메모리반도체용 희토류를 개별 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고, 해외 생산 제품까지 수출 허가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글로벌 70% 채굴량을 장악한 전략 광물의 무기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 보호무역 확산: EU가 철강 무관세 쿼터를 3053만 톤에서 1830만 톤으로 47% 축소하고 쿼터 외 관세율을 50%로 인상하기로 했다. 미국에 이어 EU마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지난해 44억 8000만 달러를 수출한 한국 철강업계가 중국의 저가 공세와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수출시장 축소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모습이다.
■ APEC 외교전: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6년 만에 회동해 다음 달 10일 만료되는 상호관세 유예 시한 연장을 논의할 전망이다. 중국이 틱톡 문제 합의와 WTO 개발도상국 특혜 포기를 선언하면서 양국 간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조성되는 가운데, 한미·한중·한일 정상회담을 포함해 수십 건의 양자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CEO 관심 뉴스]
1. 美 블랙리스트에 맞불…‘트럼프 아킬레스건’ 또 겨눴다
- 핵심 요약: 중국이 이달 말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희토류 수출 통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전략 광물의 무기화가 본격화됐다. 이번 조치에 따르면 희토류 관련 기술은 물론 중국산 희토류와 기술을 활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 역시 중국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14㎚ 이하 시스템반도체나 256층 이상 메모리반도체, 이들 반도체의 제조·테스트 장비에 쓰일 희토류 수출 신청과 잠재적으로 군사 용도를 가진 AI 연구·개발용 희토류 수출 신청은 개별 심사 대상이 됐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지난달 블랙리스트 등재 기업의 50% 이상 지분 자회사에도 수출 통제를 적용하는 새 규정을 발표하자 중국이 즉각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전 세계 채굴량의 70%, 정제 및 가공 분야에서는 9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며, 4월 수출 제한 직후 미국 시카고 포드 공장이 1주일간 가동 중지하고 록히드마틴도 F-35 전투기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미국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2. EU마저 쿼터 외 물량에 50% 관세…“현지가공·합작으로 시장 넓혀야”
- 핵심 요약: EU 집행위원회가 7일 유럽 철강 업계 보호 대책을 담은 규정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철강 업계에 또 한 차례 충격이 예고됐다. EU는 수입 철강 제품에 적용하는 글로벌 무관세 쿼터를 지난해 설정한 연간 3053만 톤에서 1830만 톤으로 47% 축소하고 쿼터 외 수입 물량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50%로 인상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EU에 393만 톤의 철강을 수출했으며 금액으로도 44억 8000만 달러에 달해 미국을 앞서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2위 수출 시장인 미국이 6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수입 철강 제품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올린 데 이어 유럽까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한편 글로벌 시장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저가 공세로 치킨 게임이 벌어지고 있고, 일본 철강 업체들도 엔화 약세를 등에 업고 중국식 밀어내기 수출에 가세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14만 85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1% 줄어 내수마저 급감하고 있다.
3. 6년만에 G2 담판·양자회담도 수십건…李 ‘가교 외교’ 첫 시험대
- 핵심 요약: 경주 APEC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담판의 장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외신 등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27~29일 일본을 방문한 뒤 29일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로 한국을 들르는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내년 APEC 의장국인 만큼 31일 본행사 등에 모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미중 간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데,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문제가 합의에 다다른 데 이어 중국이 WTO 협상에서 개발도상국에 부여되는 특별대우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중 간 상호관세 조치 유예 시한이 다음 달 10일로 다가온 만큼 APEC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한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최종 합의를 이뤄낼 필요성에 서로 공감대가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최대 관심사로, 한미 간 관세 협상에 뚜렷한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 예단이 쉽지 않다. 한중·한일 정상회담도 각각 개최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초강대국 사이의 가교 역할’이 실제로 어떻게 구현될지 주목받고 있다.
[기업 CEO 참고 뉴스]
4. 박현주 “투자는 밸런스…美 50%·中 30%·印 20%로”
- 핵심 요약: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미국·중국·인도를 주축으로 한 분산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박 회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에만 치중돼 있는데 밸런스가 가장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비율을 제시했다.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책무구조도에 미래에셋그룹 글로벌전략가로 이름을 올려 해외 사업 책임을 공식화한 박 회장이 해외투자 전략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망 투자 분야로는 인공지능과 빅테크를 꼽았으며, “미국이나 중국 상장지수펀드 수익률이 너무 좋다”며 “타이거 차이나테크 톱10의 1년 수익률은 50% 가까이 되는데 내년에도 빅테크가 유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략적 M&A를 통한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 계획도 내놓았는데, “향후 6개월 내에 3~4개의 빅딜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내년에도 ETF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5. ‘기업금융 명가’의 귀환…생산적 금융으로 AI 키운다
- 핵심 요약: 우리금융그룹이 2030년까지 전 계열사를 통한 73조 원 규모의 투·융자로 생산적 금융에 앞장서며 기업금융 명가 타이틀을 되찾고 있다. 지난달 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는 자금을 기업과 벤처로 돌려 대전환 시기를 맞은 국내 산업을 지원하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그룹 중에서는 첫 발표였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임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22년 말 현재 약 480조 4743억 원이었던 우리금융그룹의 연결 기준 총자산은 올 6월 말 534조 1127억 원으로 11.16% 증가했다. 취임 첫해 2조 5060억 원에 그쳤던 그룹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조 860억 원으로 23.1% 급증했으며, 올 상반기 순익은 1조 5510억 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의 경우 순익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그룹은 현재 생산적 금융으로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으며, 임 회장은 종합금융그룹 체계 구축을 계기로 AI와 바이오·방위산업 같은 첨단산업 지원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6. “삼성바이오, 日 대형제약사 4곳과 계약…美에 생산기지도 검토”
- 핵심 요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일본 제약·바이오 기업을 상대로 전방위 위탁개발생산 수주 계약을 맺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고 있는 바이오 재팬 2025에 참가해 “일본 제약·바이오 톱10 기업 중 4곳과 이미 계약을 맺었고, 한 곳과는 추가 막바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일본 CDMO 시장 규모는 2023년 123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6.8%씩 성장해 195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로부터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에만 12건의 승인을 받는 등 총 18건의 제조 승인을 획득했다. 림 대표는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확실성이 굉장히 커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계속 보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가 우리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 반도체·전기차·방산 등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됩니다. 중국이 14㎚ 이하 반도체와 256층 이상 메모리반도체용 희토류를 개별 심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공급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4월 수출 제한 당시 미국 포드 공장이 1주일간 가동을 중지했던 사례처럼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량의 70%, 정제 및 가공 분야의 90%를 장악하고 있어 대체 공급처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명확한 만큼,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전략적 재고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Q. EU의 철강 관세 인상이 국내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A. EU는 우리나라의 최대 철강 수출시장으로 지난해 44억 8000만 달러 규모입니다. EU가 무관세 쿼터를 47% 축소하고 쿼터 외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면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미국이 6월부터 철강 관세를 50%로 올린 데 이어 EU까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이중고에 직면했습니다. 올 1~8월 누적 기준 대미 철강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0.9% 감소했으며, EU 규제안이 확정되면 추가 감소가 예상됩니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의 저가 공세와 일본의 엔저 효과가 겹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주택 착공이 19.1% 줄어 내수마저 급감하고 있습니다.
Q.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무엇인가요?
A. 다음 달 10일로 다가온 상호관세 조치 유예 시한 연장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6년 만에 얼굴을 맞대고 통상 분야 합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 틱톡 문제 합의와 WTO 개발도상국 특혜 포기를 선언하면서 양국 간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중국은 미국의 공개적인 대만 독립 반대를 얻어내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최대 관심사인데, 3500억 달러 대미투자펀드의 구성과 투자 주체를 둘러싼 이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중·한일 정상회담도 각각 개최될 것으로 기대되며, 최소한 수십 건의 양자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영진 핵심 체크포인트]
✓ 희토류 공급망 점검: 중국 의존도 분석, 호주·베트남 등 대체 공급처 발굴, 전략적 재고 확보 방안 수립
✓ 철강 수출전략 재편: EU·미국 현지 가공시설 및 합작법인 설립 검토, 저탄소 철강 등 고부가 제품 전환
✓ APEC 결과 모니터링: 미중 정상회담 합의 내용 분석, 관세 유예 연장 여부 확인, 산업별 영향 평가
✓ 글로벌 투자 다변화: 미국·중국·인도 등 주요 시장별 균형잡힌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리스크 분산
✓ 생산적 금융 활용: AI·바이오·방위산업 등 첨단산업 투자를 위한 금융지원 방안 검토 및 활용
[키워드 TOP 5]
희토류 수출통제, 철강 관세인상, APEC 정상회의, 공급망 다변화, 보호무역 확산, AI PRISM, AI 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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