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투자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신속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약속하며 모험자본 투자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또 사모펀드(PEF)에 대해서는 ‘책임투자 문화’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내 17개 증권사·자산운용사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인구구조 변화와 생산성 둔화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을 찾고 초기술의 격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험자본의 역할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선 이 위원장은 모험자본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한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종투사 지정 확대를 통해 대형 투자은행(IB)이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며 “종투사 지정은 심사가 완료되는 순서대로 신속하게 추진해 모험자본 공급이 지체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주의 수익 창출에서 벗어나 모험자본 공급이 늘어날 수 있도록 부동산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도 강화한다.
자산운용사의 모험자본 기능을 강화해 국민이 소액으로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가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돼 2분기 상품 출시가 예상된다”면서 “코스닥벤처투자펀드에 대한 공모주 우선배정비율(현 25%)도 연내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DC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비상장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다.
PEF가 책임 원칙에 따라 투자할 수 있도록 글로벌 적합성에 따른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이 위원장은 “PEF가 지속 가능하려면 단기 수익 추구를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며 “PEF 업계는 제도 개선에 대한 적극적 협력을 넘어 전면적인 자기 쇄신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자자 신뢰를 높이기 위한 ‘수탁자로서 충실의무’도 강조했다. 그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범위를 넓히고 이행 책임을 강화할 것”이라며 “불완전판매 차단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책무구조도’의 안착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금융투자 업계는 간담회에서 적극적으로 모험자본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코스닥벤처펀드 활성화를 위한 세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벤처·혁신기업 투자 유치 시 금융투자업자와 기업 간 쌍방향 정보 공유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PEF 업계는 PEF 위원회에 사회적책임투자(SRI) 확산을 위한 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는 이 위원장이 취임 후 금융투자 업계 CEO들과 공식적으로 만난 첫 자리다. 증권사에서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키움·대신·교보·한화투자·유진투자증권이 참석했다. 자산운용사 중에는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신탁·하나자산·칸서스·대신프라이빗에쿼티·라이프자산운용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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