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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주한미국대사 "美는 中, 韓은 北…안보동맹 약해질 수도"

골드버그 전 대사 "한국 안보 강화로 분리 가능성"

"韓, 합의 안 지키려는 EU와 달리 문서화로 손해"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미국대사. 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 시간) 한국과 미국이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발표한 가운데 전직 주한미국대사가 장기적으로 한미 안보 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한국의 안보 역량이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은 중국 견제에, 한국은 북한 억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동맹 관계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미국대사는 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애틀랜틱카운슬·코리아소사이어티 공동 주최로 열린 ‘밴플리트 정책 포럼’에서 전날 공개된 한미 공동 팩트시트 내용을 두고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우라늄 농축,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가 모두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양국이 통합되겠지만 길게 보면 분리가 더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미국은 초점을 다른 데에 둘 것이고 한국은 이 모든 조치 덕분에 북한을 더 쉽게, 더 자신 있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전에는 북한이 다른 모든 것보다 중요했지만 이제는 훨씬 더 초점의 범위가 넓어졌다”고 진단했다. 실제 양국의 팩트시트에는 양안 관계까지 거론하면서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됐다. 주한미군을 유연하게 배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지금까지는 한미동맹이 대북 억제를 최우선으로 했지만 이제 미국은 더 큰 위협인 중국에 집중하도록 전략적 유연성을 원하고 있다”며 “한국의 국방력을 강화해 대북 억제를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면서 동맹 관계가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국방 전략 수립을 주도해온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도 지난 7월 31일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같은 날 이뤄진 한미 국방장관 통화를 평가하며 “강력한 대북 억제에서 더 주도적인 역할을 기꺼이 맡는다는 점, 또 국방 지출 면에서 한국은 항상 롤모델”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공동의 위협 방어’를 동맹 현대화로 표현했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것을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로) 돌아오게 하는 것을 실제로 더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무역 합의에 대해서는 “여러 면에서 일방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한국도 얻은 게 있다”며 “핵추진 잠수함과 핵연료는 윤석열 전 대통령 때부터 이재명 대통령 때까지 한국이 몇 년간 매우 강하게 요구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다만 한국이 유럽연합(EU)과 달리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실제로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해 세부 내용까지 확정해 문서에 담으면서 오히려 불리해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U는 ‘서명은 하겠지만 이것은 사라지거나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며 “한국은 모든 걸 문서화하려고 하고 이걸 정말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좀 손해를 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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