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최근 공개한 AI 플랫폼 홍보영상이 “교사를 AI의 부속품처럼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이 커지자 결국 사과했다. 영상 속 일부 장면을 두고 교권을 희화화하고 교육의 본질을 왜곡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다.
17일 경기도교육청과 교원단체,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어 서·논술형 평가에서 교사의 채점을 돕는 인공지능(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인 하이러닝을 소개하는 홍보영상을 게시했다.
문제가 된 영상에는 AI 분장을 한 인물이 등장해 학생들의 오답 이의 제기에 교사를 대신해 설명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이어 교사가 학생에게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점심 이후 찾아오라”고 격려하는 장면에서는 AI가 “빈말입니다. 동공이 흔들리고 음성에 진심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하며 교사의 말을 평가하는 듯한 멘트를 덧붙였다. 또 교사가 “쉬는 시간엔 회의가 있다”고 말하자 AI는 “거짓말입니다. 평소 이 시간엔 화장실에 가는 시간입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교원단체는 해당 영상이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왜곡해 표현했으며 현장 교사를 조롱하는 수준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은 전날 성명을 내고 “교육활동을 우스꽝스럽게 폄훼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전교조 경기지부 역시 “교사를 AI의 부속품처럼 그리며 교사와 교육의 가치를 경시하는 태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경기교사노동조합도 “연출 과잉을 넘어 현장 교사를 모독한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를 AI 보조 역할로 묘사하는 등 경박한 교육 철학을 드러냈다”며 도교육청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도교육청은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게재했다. 도교육청은 “영상의 본래 취지는 교사의 업무 부담을 덜고 학교 현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의도와 달리 오해를 불러일으킨 장면이 있었다”며 “상처받은 교사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여 재발 방지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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