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에서 관광 중 쓰러진 독일인 관광객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다. 처음에는 길거리 음식으로 인한 식중독이 의심됐지만, 조사 결과 호텔에 살포된 독성 살충제가 원인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행객들의 불안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이스탄불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독일인 남성 세르베트 뵈체크가 숨졌다. 그의 부인과 자녀 2명도 지난 13일 새벽부터 차례로 사망해, 일가족 4명 전원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가족은 지난 9일 독일에서 이스탄불로 여행을 와 성소피아(아야 소피아) 등 주요 관광지가 모여 있는 파티흐 지역의 한 호텔에 투숙했다. 이들은 홍합밥 ‘미디예돌마’, 곱창구이 ‘코코레치’, 피타빵, 고기 전병 ‘탄투니’, 전통 디저트 ‘로쿰’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먹은 뒤 12일 오전부터 메스꺼움과 구토를 호소했다. 당국이 처음 식중독을 의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호텔에 머물렀던 이탈리아·모로코 국적 관광객들도 비슷한 증상으로 잇따라 병원에 실려가면서 사건의 방향은 달라졌다. 현지 일간 사바흐는 호텔 측이 사건 발생 전 건물 내부에 빈대 박멸을 위해 독성 물질인 인화알루미늄을 살포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사법기관은 부검 결과 “섭취한 음식으로 인한 식중독 가능성은 낮다”며 “호텔 환경에서 비롯된 화학물질 중독이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스탄불 경찰은 해당 호텔을 폐쇄하고, 사건과 연루된 길거리 음식 판매업자 등 11명을 구속했다.
현지 당국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호텔의 안전 관리 실태와 살충제 사용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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