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수도 워싱턴DC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주방위군 2명이 중태에 빠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이득을 주지 않는 모든 외국인을 추방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입국한 외국인으로 파악되자 불법 이민자 추방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 머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긴급 대국민 담화를 열고 “이번 흉악한 공격은 증오의 행위, 테러의 행위”라며 “국가 전체에 대한 범죄이며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이날 오후 2시 15분께 백악관 북서쪽으로 두 블록 떨어진 교차로에서 용의자가 주방위군 소속 병사 2명에게 총을 쐈다. 병사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중태에 빠졌다. 총격범도 중상을 입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까지 확보된 정보에 따르면 구금 중인 용의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입국한 외국인”이라며 “그는 2021년 9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운영한, 그 악명 높은 항공편을 통해 입국했다”고 강조했다. 2021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대거 받아들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이 불충분한 보안 심사를 거쳐 미국에 들어왔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용의자의 체류 자격은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에 따라 연장됐다”며 “지난 행정부는 전 세계 각지에서, 여러분이 알기조차 싫어할 만한 지역에서 온 2000만 명의 신원 미확인 외국인들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였다”며 “어느 나라도 이런 위험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입국한 모든 외국인들을 재심사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 속하지 않거나 이득을 주지 않는 모든 국가 출신 외국인들을 추방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은 곧바로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 신청자들의 심사를 중단했다. USCIS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국적자들과 관련된 모든 이민 요청 처리가 보안·심사 절차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 중단된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에 주방위군 500명을 추가로 배치하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워싱턴DC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올 8월 11일부터 주방위군이 배치돼 현재까지 2000명 넘게 투입됐다. 이후 워싱턴DC 시정부는 일방적인 주방위군 투입이 자치권을 훼손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지방법원은 이달 20일 주방위군 배치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한편 다음 달 11일까지 그 이행을 보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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