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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당 16만원까지 찍은 ETF…“액면가 조정 허용해야”

■업계 ‘제도 보완’ 요구 확산

고가 ETF 소액 투자자 접근성 뚝

인버스는 동전주 수준으로 떨어져

‘싸보인다’ 착시 유발해 투기 불러

美처럼 분할 등으로 가격조정 필요

김현정 의원, 관련법 개정안 발의





올해 국내외 증시 강세로 상장지수펀드(ETF)의 주당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ETF에도 ‘액면가 조정(액면분할·병합)’을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업계에서 확산하고 있다. 고가 ETF는 소액 투자자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역방향 지수를 추종하는 인버스 ETF는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로 밀리며 착시와 투기를 유발하고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상품을 제외한 국내 ETF 가운데 가장 비싼 종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나스닥100’이다. 28일 종가 기준 해당 ETF의 가격은 1주당 16만 5000원으로 2010년 10월 18일 상장일 당시 종가 1만 220원 대비 16배 넘게 뛰었다. 이는 또한 한국금융지주(16만 400원)보다 높고 CJ(17만 6100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ETF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개별 종목과 맞먹는 고가 단가로 형성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올해 초 1만 3915원이던 KODEX 레버리지(일일 수익률을 배 이상 추종) ETF는 최근 4만 원대로 뛰며 단기간 세 배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폭이 큰 레버리지·테마형 상품뿐 아니라 대형 지수 기반 ETF도 꾸준히 상승해 전반적인 가격대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28일 기준 국내 상장 ETF의 평균 가격은 2만 5063원으로 2021년 말(2만 2004원) 보다 10% 이상 올랐다.

반면 시장을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는 가격 하락 압력이 크게 확대됐다. 코스피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역추종하는 인버스2배 ETF 가격은 상장 당시 1만 원에서 최근 744원까지 떨어졌고,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역시 올해 들어 30% 넘게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오천피’, ‘천스닥’ 등 국내 증시 활력 제고를 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인버스 상품의 추가 가격 하락세를 전망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인버스 ETF의 동전주 전락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면 ‘싸 보인다’는 착시를 유발해 개인 투자자가 무리하게 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저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단기 투기세가 몰리며 개인 투자자의 손실 위험이 확대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현행 제도에서는 ETF에 대한 액면분할과 액면병합이 모두 허용되지 않는다. 상법은 분할·병합 대상을 ‘국내 주식’으로 한정하고 있으며, ETF는 법적으로 ‘수익증권’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고가 ETF는 투자 단위를 낮출 수단이 없고, 동전주로 전락한 ETF는 적정 가격대로 복원할 방법이 없다.

반면 미국에서는 ETF 가격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아질 경우 운용사가 분할 또는 병합을 통해 가격대를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TF는 실시간 거래 효율성과 유동성이 중요한 상품인 만큼 적정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시장 안정과 투자자 편의에 필수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는 매년 다수의 ETF가 분할·병합 절차를 거치며 가격 구간을 관리한다.

정치권에서도 대응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액면가 조정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ETF 가격이 10만 원만 넘어도 개인 투자자들은 부담이 커진다”며 “분할·병합 허용은 가격 접근성을 높이고 유동성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1주당 16만원까지 찍은 ETF…“액면가 조정 허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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