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7년이면 명동역에서 남산 정상까지 5분 만에 이동하는 곤돌라가 운행되고 360도 전망대까지 들어선다. 다만 기존 케이블카 운영사와의 소송이 변수로 떠오르며 향후 법적 판단이 사업 속도를 가를 전망이다.
서울시는 2일 ‘더 좋은 남산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며 접근성 개선, 명소 조성, 참여 프로그램 확대, 생태 복원 등 4개 분야 13개 사업을 추진해 2030년까지 도시경쟁력 5위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가장 달라지는 부분은 접근성이다. 명동역에서 남산 정상까지 5분 만에 이동 가능한 10인승 곤돌라 25대가 운행돼 시간당 2000명 이상을 수송한다. 기존 케이블카를 이용하기 어려웠던 휠체어·유모차 이용객도 손쉽게 남산을 오를 수 있게 된다.
남산 정상부는 새로운 360도 전망대와 야간 조명, 미디어월을 갖춘 순환형 둘레공간으로 바뀐다. 한국숲정원 개선, 소규모 폭포형 친수공간 조성 등도 추진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으로 증가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도 강화된다. 안내센터가 추가 설치되고 다국어 안내 체계가 보완되며, 해설과 함께 남산을 걷는 ‘외국어 도보 관광 코스’가 신설된다. 한양도성 체험, 역사 교육 프로그램, K콘텐츠 기반 체험형 투어 등도 운영돼 남산 방문 경험을 다채롭게 만들 예정이다.
남산의 생태 회복도 핵심이다. 소방재난본부 건물 철거로 가려졌던 경관을 되살리고 소나무림·폐약수터를 복원해 도심 생태 허브로 재정비한다. 곤돌라 수익은 ‘생태·여가 기금’으로 적립돼 다시 남산 복원에 투입된다.
남산 곤돌라 사업은 오세훈 시장이 60년간 이어진 기존 케이블카 독점 구조를 해소하고 공공성을 확대하겠다며 추진한 정책이다. 서울시는 한국삭도공업의 독점 운영이 남산의 가치와 시민 접근성을 훼손했다며 2017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궤도운송법 개정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재산권 침해 논란과 소급 적용 논쟁으로 국회 논의는 번번이 무산돼 왔다.
현재 사업은 법적 공방으로 중단된 상태다. 기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이 제기한 공사 중단 소송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공정률 15%에서 멈춰 있다. 본안 판결은 이달 19일 선고된다.
서울시는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즉시 공사를 재개해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며 판결과 무관하게 사업을 추진할 제도적 근거 마련도 요구하고 있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곤돌라는 남산으로 향하는 교통수단 확충을 넘어 생태계를 보전하고 남산을 시민에게 온전히 돌려줄 수 있는 해법”이라며 정부·국회의 협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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