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에 방점을 둔 이재명표 의료개혁이 첫 발을 내딛었다. 지역의사제와 전공의 처우 개선 등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멈췄던 개혁의 동력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다만 현장 적용까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지역의사법)은 현 정부 의료개혁의 상징적 법안으로 꼽힌다. 지역의사 선발 전형으로 뽑힌 의대생들의 등록금·기숙사비를 전액 지원하고 10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했다. 지역 간 의료 인력의 수급 불균형 및 지역의료 격차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로, 2028학년도부터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양성 규모는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내년 초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의 윤곽이 나와야 구체화될 전망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역의사들이 그 지역의료의 주춧돌이 되도록 국가가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고질적인 지역·공공의료 인력난에 의정갈등 후유증까지 겹쳐 체감할 만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지역의료를 살리려면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의사들이 근무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전공의의 연속 수련시간 상한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하는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법률 개정안은 의결과 동시에 재개정 요구를 맞닥뜨렸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은 주 80시간제 유지와 법 위반에 대한 솜방망이 규제, 관리·감독 부재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재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수련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김대중 대한내과학회 전 수련이사(아주대병원 교수)는 "진료과별로 상황이 천차만별인데 법으로 모든 항목을 강제화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현장에서 전공의 근무환경과 수련의 질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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