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동안 숨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 단순 ‘코골이’가 아니라 뇌혈관을 해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중등도 이상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뇌 미세출혈 위험이 정상인의 2배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은 3일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안산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이 없던 중장년층 1441명(남자 682명, 여자 759명)을 8년간 추적 조사해 수면무호흡증이 뇌혈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약해지는 질환으로, 시간당 반복 횟수에 따라 경증(5~14회), 중등도(15~29회), 중증(30회 이상)으로 분류된다. 반복적인 산소 저하와 수면 파편화가 혈관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사람들의 뇌 미세출혈 발생률은 3.3% 수준이었지만,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서는 이 비율이 7.25%로 뛰어올라 약 2.1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반복되는 수면 중 호흡정지가 뇌 혈관을 직접 손상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경증 수면무호흡증에서는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 뇌혈관질환과 연관된 특정 유전자(APOE ε4)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한 결과가 확인돼 수면무호흡 자체가 독립적인 위험 요인임을 보여줬다.
뇌 미세출혈은 뇌 속 작은 혈관이 손상돼 발생하는 미세한 출혈로, 향후 뇌졸중 등 심각한 혈관 질환을 예고하는 초기 지표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수면 중 심한 코골이와 호흡 정지, 낮 동안 과도한 졸림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 청장은 “수면무호흡증은 단순 코골이나 수면 습관 문제가 아니라 뇌혈관 건강을 위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마련됐다”며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코골이나 수면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뇌혈관 건강을 위해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회지(JAMA)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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