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한국을 국방비 지출 및 공동 안보에 대한 기여가 높은 ‘모범 동맹국(model ally)’으로 평가하면서도 재래식 방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라며 재차 압박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6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레이건 국방포럼 연설에서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3.5%를 핵심 군사 지출에 쓰고 재래식 방위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지난달 13일 한미 정상이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 내용을 재확인한 발언이다. 그러면서 “한국·이스라엘·폴란드를 비롯해 점차적으로 독일, 발트 국가 등처럼 (강력한 공동 방어망을 형성하는 데) 앞장서는 모범 동맹국들은 특별한 혜택(special favor)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집단 방어를 위한 자기 몫을 여전히 다하지 못하는 동맹국들은 (부정적인)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더 이상 무임승차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헤그세스 장관의 이번 연설이 동맹국들에 보내는 '청구서'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현지 언론은 "헤그세스 장관이 '전쟁부'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군의 본질적 임무인 전투 준비 태세를 강조했다"며 "동맹국들에도 이에 준하는 실질적인 군사력 강화를 요구한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내에서 한국을 ‘모범 동맹’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향후 중국의 대만 침공 등 동아시아 지역의 정세가 급변할 경우 한국의 군사적 역할 확대 등 높은 수준의 기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진단했다.
이날 약 40분에 걸친 연설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2기의 국방정책 기조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미국 본토와 서반구(아메리카 대륙) 방어, 대립이 아닌 힘을 통한 중국의 억제, 동맹국 및 파트너국들의 분담 확대, 미국 방위 산업 기반의 초고속 강화 등 네 가지가 핵심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안정적이고 평화로우며 공정한 무역, 상호 존중하는 관계를 추구한다”면서도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이 미국과 동맹국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미국 우위 전략’을 명확히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5일 공개한 외교안보 정책 로드맵인 ‘국가안보전략(NSS)’에서도 “공동안보에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국가 등을 위해 상업 분야에 있어서 더 유리한 대우, 기술 공유, 방산 조달 등을 통해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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