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로 근무해 온 알렉산드르 마체고라(70) 대사가 사망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마체고라 주조선 러시아 연방 특명전권대사가 지난 6일 별세했음을 깊은 애도를 담아 알린다”며 그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외무부는 고인을 “양국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수립과 심화에 크게 기여한 뛰어난 외교관이자 애국자”라고 평가하며 북러 관계 발전에 헌신한 인물이라고 추모했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마체고라 대사는 사망 한 달 전 러시아 차관급 인사들의 방북 일정에 동행했으며 지난달 말에도 모스크바로 단기 출장을 다녀오는 등 활발히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져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외교가에 큰 충격을 줬다.
마체고라 대사는 1955년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인 오데사에서 태어났다. 1978년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MGIMO)에서 국제경제관계학을 전공한 뒤 통역관과 북한 주재 소련 우호협회 대표 등을 지냈다. 1999년부터 2003년에는 주북 러시아 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고, 2005~2006년에는 러시아 외무부 제1아시아국 한국과 과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6년부터 5년간 주북 러시아 대사관 차석대사를 지내고 2011~2014년 외무부 제1아시아국 부국장으로 재직했다. 또 2000년대 초반 주부산 러시아 영사대리로 활동한 경험도 있어 한국 사정에 밝으며 한국어에 능통해 러시아 외무부 내에서 동아시아 및 북한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그는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이 제한된 북한에서 페이스북을 적극 활용하며 평양의 일상을 외부로 전해 관심을 모았다. 평양 주민들의 생활 모습, 시장과 카페, 음식점 풍경, 도시 야경 등을 직접 촬영해 게시하며 북한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창구 역할을 했다. 최근에도 단풍으로 물든 평양 거리를 자동차로 이동하는 영상을 올리며 가을이 끝나가는 것이 아쉬워 했다.
또 그는 지난 5월 러시아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와 뺨을 맞대고 인사하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각별한 친밀감을 드러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러시아 정치권도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마체고라 대사는) 진정한 전문가이자 진실한 애국자로서 항상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 이익을 수호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시 조전을 보내 애도를 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30여 년간 조로(북러) 친선관계 발전을 위해 한 생을 바친 조선 인민의 친근한 벗이며 동지”라고 마체고라 대사를 추모했다.
그는 이어 “조로관계가 오늘과 같은 굳건한 동맹 관계로 강화 발전되어온 여정에는 두 나라 국가지도부의 뜻과 의지를 받들어 지칠 줄 모르는 정열을 깡그리 바쳐온 마체고라 동지의 헌신적인 노력이 역력히 깃들어 있다”고 밝혔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도 “조로 두 나라 수뇌분들의 숭고한 의도를 받들어 쌍무친선협조관계의 백 년, 천년 미래에로의 대로를 더욱 굳건히 다져 나가기 위한 여정에서 특출한 공헌을 한 다재다능하고 노련한 외교관”이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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