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맺었던 합작 관계를 청산한다. SK온과 포드는 50대50 비율로 총 15조 원을 투입해 만든 미국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을 분할하는 운영 구조 재편을 결정했다.
SK온은 포드와 블루오벌SK의 생산 시설을 독립적으로 소유 및 운영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블루오벌SK는 미 현지에 켄터키주 1·2공장(82GWh)과 테네시주 공장(45GWh)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합의에 따라 켄터키주 공장은 포드의 자회사가, SK온은 테네시주 공장을 각각 맡아 운영한다. 이로써 2021년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양 사 MOU 체결한 지 4년 만에 결별을 맞이했다.
SK온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운영의 유연성과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SK온은 그동안 블루오벌SK를 100% 연결 회사로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번 분할로 자산과 부채, 자본 규모를 모두 반으로 줄여 부채비율을 개선하고 차입금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아울러 SK온이 감당해야 했던 수천억 원대의 고정비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켄터키주 1공장은 올해 3분기 가동을 시작했고 켄터키주 2공장과 테네시주 공장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중 가동을 이미 시작한 켄터키주 1공장의 감가상각비는 올해 1000억 원, 내년 3500억 원에 달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켄터키 공장은 적자가 불가피한데 SK온은 포드에 이 공장을 넘김으로써 손실을 막을 수 있다. SK온은 테네시 공장의 완공을 최대한 늦춰 줄어든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테네시 공장에선 포드에 얽매이지 않고 닛산 등 다른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물량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도 가능하다. SK온은 “이번 합작법인 분할에서 포드 측과 현금이 오가지는 않는다”며 “켄터키주 공장의 규모가 더 크지만 남은 부채 등을 고려할 때 손해는 없다”고 했다.
SK온은 합작법인 종결 이후에도 테네시 공장을 중심으로 포드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테네시 공장은 포드의 전동화 차량 및 부품 단지인 ‘블루오벌 시티’ 내 위치해 배터리 적시 공급에 유리하다. SK온은 포드의 첫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에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공급한 바 있다. 앞으로도 신규 차량용 배터리 개발 및 수주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oogiza@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