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창업자 학력은 박사나 석사가 아닌 ‘중퇴’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최근 투자자 유치를 위한 스타트업 행사와 데모데이 등에서 중퇴자 신분을 전면에 내세우는 창업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들은 투자자 앞에서 진행하는 1분 발표 등에서 대학이나 대학원을 중퇴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일부는 고등학교 중퇴 이력까지 공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창업자들이 학업을 마치지 않기로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적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두려움’이 꼽힌다. AI 기술 발전이 급격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졸업까지 학교에 남아 있다가 결정적인 창업 타이밍을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이른바 ‘포모(FOMO·소외공포)’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졸업장을 포기할 만큼 창업에 확신과 몰입을 갖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전략도 거론된다. 투자사 목시벤처스의 케이티 제이컵스 스탠턴 창업자는 “중퇴자라는 사실 자체가 창업을 향한 깊은 신념과 헌신을 보여주는 일종의 자격 증명서처럼 인식된다”며 “현재 벤처 생태계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인식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 실리콘밸리의 ‘중퇴 신화’와도 맞닿아 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등은 대학을 중도에 그만두고 각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대표적 사례다.
AI 시대에도 이러한 계보는 이어지고 있다. 스탠퍼드대를 자퇴하고 'OpenAI'를 공동 설립한 샘 올트먼, 매사추세츠공대를 중퇴한 뒤 AI 스타트업 '스케일AI'를 창업하고 이후 메타에 합류한 알렉산더 왕이 대표적이다. 또 조지타운대를 그만두고 AI 채용 스타트업 '머코어'를 공동 창업한 브렌던 푸디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털 회사인 제너럴 카탈리스트에서 시드 투자 전략을 총괄하는 유리 사갈로프는 테크크런치에 VC들이 창업자의 ‘중퇴 여부’에 과도하게 집착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갈로프는 “4학년까지 다니다가 그만둔 사람과 졸업한 사람을 다르게 느낀 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 교육을 마치지 않더라도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인재가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대학이 제공하는 사회적 네트워크와 학교 브랜드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학에 ‘재학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사회적 가치를 얻을 수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링크드인을 확인할 뿐 실제로 졸업했는지 여부까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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