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상장기업들의 주주환원이 급증하며 지난해 자사주 소각 규모가 21조 원을 돌파했다. 현금 배당까지 포함한 주주환원 총액은 90조 원을 넘어섰다. 이에 힘입어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1년 새 90% 가까이 급등하며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액은 20조 1000억 원, 소각액은 21조 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전인 2023년(매입 8조2000억 원·소각 4조 8000억 원) 대비 각각 두 배 이상, 네 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며, 전년(매입 18조 8000억 원·소각 13조 9000억 원) 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현금 배당 역시 2023년 43조 1000억 원에서 2024년 45조 8000억 원, 2025년 50조 9000억 원으로 꾸준히 확대되며 주주환원 총액이 90조 원을 넘어섰다.
이에 기업가치 우수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2025년 한 해 동안 89.4% 상승해 1797.5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75.6%)을 13.8%포인트 웃도는 수익률이다.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순자산총액이 1조 3000억 원으로 설정 대비 160% 이상 증가했고, 연평균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도 9.1%에서 18.8%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밸류업 공시 참여 기업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총 174개사로, 본공시 171개사와 예고공시 3개사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59개사는 최초 공시 이후 이행 상황과 성과를 점검하는 주기적 공시를 제출하며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상장사가 130개사, 코스닥 상장사가 41개사였다.
공시 기업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전체 시장의 44.5%로 집계됐으며, 특히 코스피 공시 기업의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절반(50.2%)을 넘겼다. 다만 기업 수 기준으로는 전체 상장사 2600여 곳 가운데 6%대에 그쳐 참여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규모별로 보면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대형사가 60% 이상을 차지한 반면, 1000억 원 미만 중소형사는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영문 공시를 제출한 기업도 79개사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 증시의 저평가 지표도 개선됐다. 2025년 말 기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9배, 주가수익비율(PER)은 17.47배로 집계돼 최근 10년 평균을 웃돌았다.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과 실적 개선이 맞물리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를 밸류업 제도 안착의 해로 삼아 제도 보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분기 중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도입 등 상법 개정 내용을 반영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우수기업 선정 지침을 손질하고, 5월에는 우수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6월 밸류업 지수 정기 변경부터는 공시 이행 기업을 중심으로 지수를 구성해 참여 유인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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