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9년 만에 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희망퇴직 등으로 일회성 비용 지출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하지만 매출은 대미 관세 인상 속에서도 신사업 성장세를 유지한 덕분에 증가세를 이어가 지난해 연간 매출 역시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며 2년 연속 성장했다. 올해는 기업간거래(B2B), 소프트웨어(SW) 등의 영역에서 성장을 이어가 영업이익 반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9일 지난해 4분기 매출 23조 8538억 원, 영업손실 1094억 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분기 단위 적자는 2016년 4분기 이후 9년 만이다. 지난해 8월 TV사업부 희망퇴직을 위해 쓴 약 3000억 원의 일회성 비용의 영향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생활 가전, TV 등 시장의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경쟁은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 지출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매출은 전년(87조 7282억 원) 대비 1.7% 늘어난 89조 2025억 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력 사업인 생활 가전이 이를 견인했다. LG 가전은 지난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공고한 지배력을 유지한 가운데 볼륨존(보급형 시장) 영역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전장 사업 역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문에서의 프리미엄 트렌드가 지속됨에 따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나고 운영 효율화 노력이 더해진 덕분이다. 다만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업계와 치열한 경쟁 중인 TV, 정보기술(IT) 기기 등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은 수요 부진과 이를 만회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증권업계에서는 MS사업본부의 적자 규모가 2000억∼3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분기 손실을 기록한 탓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조 47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줄었다. 2023년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 제품의 수요 회복 지연과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투입 증가가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며 “다만 인력 구조 선순환 차원의 희망퇴직 비용은 중장기 관점에서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신사업 분야 확장을 통해 영업이익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LG전자는 가전 중심의 소비자용 제품이 시장 포화에 이른 만큼 비(非)하드웨어, 기업소비자간직거래(D2C), B2B 등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선 가전 영역에서 빌트인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모터·컴프레서 등 부품 솔루션 사업 등에 더욱 집중해 성장의 계기를 만들 계획이다. LG전자가 최근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에서 축적한 모터 기술을 활용해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도 B2B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B2B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지속해 웹OS 사업에서 올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냉난방공조 사업 역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고객사와의 품질 인증에 속도를 내고 올해부터 계약 규모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4분기 적자는 인력 구조 효율화와 마케팅 비용이 겹친 일시적 현상”이라며 “오히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룬 만큼 올해는 전장과 로봇 등 고부가가치 B2B 사업 비중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리느냐가 실적 반등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ji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