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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협력사 위기…M&A 역발상 투자 고려할 때"[시그널]

■삼일 GSP그룹 곽윤구·최창윤 인터뷰

대기업 수주 취소에 '줄도산'

알짜 경영권 매물 잇따라 나와

"인수 땐 배터리 산업 진출 발판"

곽윤구 삼일PwC GSP 그룹장. 조태형 기자




최창윤 삼일PwC GSP 파트너. 조태형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캐즘)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대기업과 함께 해외로 진출했던 협력사들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이 위기를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을 저렴하게 확보해 미래를 준비하는 역발상 투자의 적기로 보고 있다.

삼일PwC의 대기업·사모펀드(PEF) 전담 자문 조직 GSP(그룹서비스프로그램)를 이끄는 곽윤구 그룹장과 최창윤 파트너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차전지 협력사 중 1000억 원 미만의 알짜 기업 경영권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며 “이들을 지금 인수한다면 업황이 리바운드(반등)하는 시기에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곽 그룹장은 “배터리 시장 진입을 계획하거나 이 분야에서 교두보를 구축하려는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투자를 고려할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배터리 생태계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수정으로 매출 증발 공포에 휩싸인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푸르덴베르크(FBPS)와 맺었던 총 13조 50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 엘앤에프도 테슬라와 맺었던 3조 8300억 원 규모의 양극재 계약이 사실상 무산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자금력이 탄탄한 대기업들은 견딜 체력이 있지만 이들과 함께 해외에서 막대한 설비 투자를 단행했던 협력사 상당수는 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게 삼일PwC의 진단이다. 곽 그룹장은 “갑작스러운 캐파(생산 능력) 축소로 공장이 서 버린 협력사들이 꽤 많다”며 “이들은 경영권 매각을 진지하게 고려할만큼 망연자실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자동차 부품사 HL만도(204320)나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두산(000150)을 이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협력사 입장에서는 자본력을 갖춘 곳에 피인수됨으로써 생존을 도모하는 한편, 인수 측은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배터리 산업에 진출하는 ‘윈-윈’ 구도가 가능하다.

국내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 속 대기업의 시선이 갈수록 글로벌 시장을 향하고 있는 점도 해외에서 M&A 기회를 찾아야 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 파트너는 “대기업들이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저평가된 기술 기업 인수에 투입하는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딜이 향후에도 계속 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로 쏠리는 기업들의 투자를 국내로 되돌리기 위한 규제 개혁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 파트너는 “기업 활동에 제약을 주는 규제들을 적극 개선하고 제조·유통분야에 오랜 기간 쌓인 차별을 해소해 국내에 투자할 실질적 유인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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