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즉, 생명공학 산업은 막대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지식산업으로 21세기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첨단산업중의 하나. 앞으로 가장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산업이다. 선진 각국들이 정부 차원의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우리 정부도 80년대 초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 생명공학 연구의 산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을 살펴본다.
2003년은 새로운 도약의 해
정부는 지난 2001년을 ‘생명공학의 해’로 선포하고 지난해에는 범 국민적인 국제바이오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생명공학 기술개발과 함께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유일한 생명공학 전문연구기관으로 국내 최대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어깨가 그 어느 때 보다 무거워지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생명공학 연구개발과 산업화의 구심점 역할을 위해 생명공학연구원은 ▲포스트게놈 연구를 위한 융합분야 및 미래첨단 분야 역량 강화 ▲공공지원 기능 강화 ▲산ㆍ학·연 및 국제협력의 구심체 기능 강화 ▲산업화 지원과 인력양성 등으로 조직의 기능을 새롭게 재조정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유전체연구부 ▲생명기능연구부 ▲생물소재연구부 ▲연구정책부 등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유전체와 생명기능, 생물소재를 연구
유전체연구부는 유전체와 단백질체 연구를 위한 기반기술을 개발하고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분석하여 궁극적으로 신약선도물질을 개발한다. 생명기능연구부는 포스트 게놈연구의 핵심인 동물, 식물, 미생물의 분자생물학적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 생물소재연구부는 미생물이나 천연물로부터 각종 질병 치료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리활성 선도물질을 탐색하고 개발하는 것은 물론 의약품, 농약, 신소재 등의 개발과 산업화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정책부는 또 첨단 생명공학 기술개발과 인프라 기능 확대는 물론 정부의 생명공학 정책개발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정책개발 및 연구개발 인프라 제공
생명공학연구원은 또 ▲생물자원센터 ▲국가유전체정보센터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바이오벤처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 개별 연구기관이나 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할 수 없는 국가 차원의 대규모 연구개발 인프라를 제공한다. .
생물자원센터는 국내 유일의 국제공인 특허미생물 균주 기탁기관인 유전자은행을 비롯, 실험동물실, 식물유전체연구소재은행실, 영장류자원실 등 다양한 생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유전체정보센터는 국내에서 생산된 유전체 관련 정보를 효율적으로 집대성하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여 다양한 정보들을 관련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는 생명공학 안전성과 관련된 국제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국제협약 및 국내법 이행을 관장한다. 특히 유전자변형생물체(LMOs)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 제공하고 있다. 바이오벤처센터는 생명공학 관련 중소ㆍ벤처기업에 대한 창업지원과 육성을 위해 산업인력을 양성하고 기술등을 지원하는 등 종합적인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은 기술적, 산업적 파급효과가 크고 집중적인 지원이 된다면 세계최고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술개발을 위해 정부가 10년간 집중 지원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생명공학연구원이 주관하는 사업단은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 ▲유용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 등 3개.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은 인간유전체의 기능을 분석하고 활용하여 한국인에 많은 위암 및 간암의 치료 생존율은 높이기 위해 진단, 예방, 치료기술을 개발하고 신의약 후보물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은 한반도에 서식하고 있는 다양하고 특이한 자생식물 자원에 첨단생명공학기술을 접목, 고부가가치 생명공학 제품을 개발한다. 유용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은 국내외 자연환경으로부터 확보된 다양한 미생물 유전체 자원을 분석하고 미생물 유전체 기능정보를 분석, 활용해 전통 미생물 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신산업군을 창출한다는 목표를 갖고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연구성과로 국위선양
모두가 의미 있는 연구성과지만 이중에서는 세계적인 연구성과로 우리나라 생명공학 기술을 세계에 알리고 이를 통해 국제협력을 길을 더욱 넓게 개척한 성과물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침팬지 게놈 시퀸싱(Sequencing) 국제컨소시엄(CGP)에 참여, 7만7,461개의 침팬지 BAC 클론의 말단 염기서열을 결정하고 이 정보를 인체게놈정보와 비교ㆍ 분석해 세계 최초로 침팬지 유전체지도를 구축한 것이다.
인체내의 활성산소가 세포기능을 스위치하는 정확한 메카니즘을 세계에서 처음 밝힌 것도 대표적 연구성과물중 하나. 대표적 산화환원 스위치단백질인 ‘옥시-R(OxyR)’의 산화된 상태와 환원된 상태에서의 삼차구조를 규명한 이 연구결과는 과학계 전분야 인용지수(impact factor) 최상위권의 학술지 ‘셀(Cell)’에 국내에서 수행된 연구결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2001년 4월에 게재됐다.
동물복제 실패율이 높은 원인을 밝혀낸 것도 세계적인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복제동물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점의 중요한 원인으로서 후생유전학적 인자가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 역시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게재(2001년 6월호)돼 전세계 과학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인삼에서 비만억제 물질을 발견한 것도 독보적인 연구성과물로 인정되고 있다. 국내자생 식물로부터 비만억제활성이 있는 천연자원을 탐색하던 중 인삼으로부터 비만억제 활성물질을 탐색, 분리ㆍ정제해 내고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해 세계인은 물론 관련업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서울경제 정보과학부 조충제기자<cjcho@sed.co.kr>
양규환 원장 인터뷰
1.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최근 생명공학 기술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융합화되면서 전반적인 기반기술이 취약한 우리나라가 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선별된 특정분야에 집중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4가지 질병, 면역질환, 암, 심장질환, 조직이상질환 등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2. 최근 첨단기술 분야 전문가 부족현상이 심각한데 인력 확충계획은?
수동적으로 인력을 확보하는 대신 과제공모 등을 통해 외부 우수연구인력을 적극 유치할 것이다. 내년까지 차세대 연구원을 이끌어 갈 연구리더를 최대 10개팀까지 발굴하고 육성할 계획이다. 또 학ㆍ연 협동과정, 연합대학원 설립등과 연계해 연구보조인력은 물론 대학교수를 초빙연구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3. 생명공학 대중화를 위한 방안은?
최근 인간복제와 유전자조작식품 등에 관한 보도를 자주 접하고 있다. 생명공학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그 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칫 생명공학의 어두운 면만이 부각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생명공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만을 보고 듣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은 인류에게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물론 안전하고 윤리적인 테두리내에서 기술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명공학의 장점과 단점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연구원은 언론 매체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홍보활동을 앞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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