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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각광받을 소형 위성들

우주 개발의 초기 단계인 1950년대 말과 1960년대에는 대부분의 위성들이 이를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 능력의 한계로 인해 소형 위성으로 제한되었다. 이후 발사체의 발사 능력이 점차 향상되면서 위성의 규모도 점진적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정지궤도 통신위성은 탑재 중계기의 수와 수명, 전력 증가가 곧 위성 운영자의 수익과 직결되므로 정지궤도에서 사용가능한 슬롯(slot)의 제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한 번 발사시 가능한 한 많은 중계기를 탑재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었다.

그 결과 지난 40년간 위성체의 규모는 계속 대형화되어 왔다. 한편, 1990년대 들어 미세 전자기술 및 가공기술과 같은 소형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발비가 저렴하고 단기간 내에 개발이 가능한 소형 위성의 연구개발이 활성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존의 중대형 위성이 수행하던 대부분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소형 위성은 통상 무게가 1,000kg 이하의 위성을 총괄해서 지칭하며, 이는 다시 스몰 위성(small satellite : 500~1,000kg), 미니 위성(mini-satellite : 100~500kg), 마이크로 위성(micro-satellite : 10~100kg), 나노 위성(nano-satellite : 1~10kg) 및 피코 위성(pico-satellite : 1kg 이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나노 위성과 피코 위성은 다시 극소형 위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소형 위성은 지구 관측, 저궤도 위성 이동통신 및 우주과학 실험 등 거의 전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으며, 임무 설정에서 발사에 이르기까지 개발 기간이 짧기 때문에 선행기술이나 새로 개발된 장비의 시험에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특히, 소형 위성은 규모는 작지만 대형 위성과 거의 동일한 구성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임무 분석, 설계, 제작, 시험, 발사 및 운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친 우주 개발 능력을 축적하고, 전문인력 양성의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우주 개발 분야의 예산 삭감과 함께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시작된 “보다 단기간 내에, 보다 적은 비용으로, 보다 우수한 성능(Faster, Cheaper, Better)”의 위성을 개발하려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다수의 소형 및 극소형 위성을 이용하여 단일 중대형 위성으로 수행하던 임무를 대신하는 시험을 실행 또는 계획 중에 있다.

미국의 항공우주국과 공군에서는 극소형 위성인 나노 위성의 핵심 기술 연구를 위해 스탠포드 대학을 비롯한 약 10여 개의 대학에 나노위성 개발 프로젝트를 제공(TechSat 21 프로그램)하여 개발 중에 있으며, 2002년 우주왕복선으로 발사하여 위성군(satellite constellation)을 형성하며 분산된 위성기능 검증, 편대비행을 통한 통신 시험 및 각종 위성의 핵심 부품에 대한 우주 인증 시험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0cm이고 무게가 1kg인 정육면체 “큐브셋(CubeSat)”을 이용하여 위성 부품의 우주 인증, 우주 실험 및 교육용 도구로 활용하고자 하는 계획이 미국 및 일본의 각 대학에서 진행 중이며, 이들 “큐브셋”의 첫 발사는 2002년 5월에 러시아의 발사체인 “디네플(Dnepr)”에 의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현재 이들 극소형 위성의 개발과 발사에는 대학뿐만 아니라 기술 시험을 저비용으로 수행하고자 하는 기업 및 연구소들도 상당히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어 조만간 극소형 위성 개발 및 활용에 대한 붐이 조성될 것으로 여겨진다.

영국의 써리(Surrey) 대학과 SSTL(Surrey Satellite Technology Ltd.)사는 저가 소형 위성(UoSAT) 개발 개념으로 극소형에서 소형 위성에 이르기까지 주요 위성버스의 핵심 기술들을 개발하고, 기술 이전과 위성 개발을 상업화하여 외국에 위성체 및 위성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9개월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한 6.5kg의 극소형 위성인 SNAP-1이 2000년 6월 발사되어 성공적인 영상을 보내옴으로써 향후 극소형 위성의 효용성에 대해 보다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프랑스의 CNES도 마이크로급(100kg 내외)의 소형 위성 개발 프로그램(MYRIADE)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미 외국과 공동으로 5기의 과학 및 기술 시험을 임무로 한 소형 위성을 개발 중에 있다. CNES 소형 위성의 주요 목적은 보다 싸고 단기간 내에 신뢰성 및 품질을 유지하는 위성을 개발하여 보다 쉽게 우주에 접근해 보자는 것이다. MYRIADE 프로그램의 첫 위성인 DEMETER는 부품의 우주 인증 시험과 과학실험을 위해 2003년 초에 발사될 예정이다.

최근에 소형 위성의 개발을 통한 우주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뒤늦게 인식한 호주,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터키, 이집트, 이란 등과 같은 후발주자들이 우주산업 선진국과의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방식을 통한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나라도 470kg급의 소형 위성인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위성) 1호를 미국의 TRW사와 공동 개발하여 1999년 12월 발사, 현재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내 참여기업들이 아리랑위성 1호 개발을 통해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1m 해상도의 흑백 영상과 4m 해상도의 컬러 영상을 생성할 수 있는 위성시스템을 국내 주도로 개발 중에 있으며, 2004년 중반에 발사할 계획이다. 한편, 인공위성연구센터는 우리별 1호(50kg급), 2호(50kg급) 및 3호(100kg급)의 개발을 통해 마이크로급의 실험 위성 독자개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전반의 위성개발 기술 수준은 분야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소형 위성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며, 일부 정밀기계 및 전자분야 제조기술은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한편, 한국항공대학교 우주시스템연구실도 우주 실험 및 교육용 도구로서 “큐브셋” 및 나노 위성(HAUSAT)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큐브셋”은 2002년 11월 러시아 발사체인 “디네플”에 실어 발사될 예정이다.
현재 소형 위성 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저비용의 신뢰성있는 발사체를 확보하는 것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발사체에는 많은 기술 발전이 있었으나 발사 비용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특히, 소형 위성 저궤도 발사의 경우 kg당 단가가 40,000달러에서 50,000달러(정지궤도위성의 경우에 20,000달러에서 30,000달러 정도)에 이르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급의 위성을 개발한 경우에 발사체에 부 탑재체 또는 피기백(piggyback)으로 탑재할 수 있으나, 이 또한 임무궤도, 발사일자 등의 제한사항이 많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에 맞추어 우리 나라에서도 2005년에 100kg급의 위성체를 저궤도에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KSLV-1)를 개발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하지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발사 단가 및 신뢰성의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학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 및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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