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단이라면 으레 그렇듯, 전방 엔진에 후방 구동장치 방식이고 미끄럼 방지를 위한 트랙션 컨트롤을 갖추고 있다. BMW의 220마력짜리 직렬 6기통 엔진은 V6 두개와 맞먹는다. 즉, 캐딜락의 220 마력과 강력한 회전력을 자랑하는 인피니티의 260마력과 대등하다. 현재 인피니티는 5-스피드 매뉴매틱(수동 및 자동 공용 변속 레버)만 생산하고 있다. 비교테스트를 위해 캐딜락은 5스피드 매뉴얼을 고르고, BMW는 5스피드 매뉴매틱을 골랐다.
언뜻 보면 인피니티의 크기가 훨씬 더 커 보였지만 사실 실내도 더 넓고 공기의 흐름도 좋아 보였다. 휑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계기반과 장치의 배열이 조화를 이루었다. 오디오와 냉난방 시스템(클라이미트 콘트롤)의 위치가 바뀌어, 주요 조종장치가 운전석 가까이 있지 않고 오른쪽에 달린 이유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달려있는 일본식 때문인 듯했다. G35는 스포츠 서스펜션과 강력한 엔진이 합쳐져 힘이 넘치는 세단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시험관들 중에는 변속 레버를 수동으로 작동할 때 매끄럽지 못하다고 평하는 이도 있었는데, BMW만큼 빠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데 모두 동의했다. 전체적으로 값도 적절한 훌륭한 스포츠 세단이라는 평이 나왔다.
캐딜락 CTS의 경우, 처음에는 그 스타일링 때문에 머뭇거리게 되지만 그런 대로 무난했다. 선과 각은 마치 F-117 스텔스 전투기를 연상케 하는데, 둔하면서 약간은 밀실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인테리어가 캐딜락의 특색을 보여주고 있다. 계기반은 틀에 박힌 듯해도 잘 처리되어 있었고 다만 수온 게이지가 있어야 할 곳에 아날로그 시계가 달린 점이 스포츠 세단으로서는 흠이었다. CTS는 비교테스트 차량중 가장 무겁고, 엔진도 가장 약하다. 그래도 7초 이내에 시속 97km까지 도달한다는 점은 꽤 괜찮게 들렸는데 정작 시험관들 대부분은 다른 차들보다 느린 느낌을 받았다는 반응이었다. 클러치 움직임이나 5스피드 수동 변속기는 아주 뛰어나고, 코너링 자세는 BMW와 거의 맞먹을 정도라는 평이 나왔다.
스포츠 세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BMW의 명성을 잘 안다. 수십년 동안 변함 없이 지켜온 외양이 이제 지겨울 정도가 되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속도와 열정, 쾌감의 대명사로 통한다. BMW는 한사코 직렬식 6기통을 고집하는데, 전기 모터처럼 힘을 매끄럽게 전달하는 데는 시험관들 모두 경이로움을 느꼈다. 330i의 인테리어는 독일 표준으로는 특유의 효율성이 돋보인다. 330i가 인피니티보다 느린가의 여부는 오직 초시계만이 알 수 있다.
실내가 널찍한 인피니티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했다. 캐딜락은 속도감이 돋보였고 새로운 기준을 세운 차라 할만하다. 그러나 관록 있는 BMW야말로 모든 부문에서 스포츠 세단의 원형이요, 아직까지도 가장 빠른 자동차일 것이다. 단지 다른 차들과의 성능의 차가 좁혀졌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스포츠 세단의 기수
눈에 익은 BMW의 운전석은 평온함과 제어력의 상징이다.
새로운 루키
힘이 없다는 비판을 받은 G20의 뒤를 이은 인피니티 G35가 내는 260마력은 동급 최강이다.
새로워진 캐딜락
외관이 매끈한 CTS를 막을 상대는 없다. 코너링이 탁월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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